16. 코스피 6천시대! 이거 모르면 주식투자 금지!

삼전으로 알아보자!

by simple life

나는 금융자본주의라는 종교에 입교하고 돈의 신도가 된 후, 종파를 살펴보니, 대한민국에서 교세가 가장 센 교당은 부동산 교당이었다. 허나 여기는 나의 종자돈으로는 허들이 너무 높았다. 두번째는 주식과 채권 교당인데, 여긴 진입 허들은 낮지만 금융자본주의 최첨단 교리가 작동중인데 교리 자체가 암호와 같고, 우리 나라만의 특수성도 있어서 이제 막 신도가 된 나는 망설여졌다. 세번째는 최근 정통 교당으로 편입된 암호화폐교당인데, 여긴 24시간 365일 장이 열려서 체력이 부족한 나는 언감생심이었다. 마지막은 원자재와 수집품 교당, 여기는 입교 자체가 그들만의 세상이다.


고민끝에 나는 일단 신도로서 출석이 가능한 주식과 채권 교당에 다니기로 했다. 들어가자마자 오리무중인 상태였다. 설교의 핵심언어가 영어인데 심지어 줄임말이다. 그래서 영알못인 내가 설교를 이해하는 데에 난이도가 장난아니다. 주식과 채권 교당은 진입장벽이 낮아 교리의 필독 어휘도 모르고 투자를 하는 신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데, 이런 신도들은 초심자의 행운이 다한 후로는 대부분 잃는 것이 정석이다.

나는 이 대열에 끼면 절대 안된다. 그래서 설교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 어휘 몇 개는 지난번에 공부했는데 그걸로는 간단한 상장회사 하나를 제대로 볼 수없었다.

image.png

그런데 오늘 코스피가 6천이란 지붕을 순식간에 뚫어버렸다. 우상향 곡선을 날마다 보면서 이러다 못사면 큰일인데 하며 조바심이 나고 있었는데, 예감은 왜 늘 현실이 되는지, 아직 매수 버튼을 누르지 못한 나는 지금 돈을 잃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내가 안먹고 안입고 모은 이 돈을 앉아서 잃고 있다니 정말 눈물이 난다. 그렇지만 이럴때 부화뇌동하면 안된다.

처음 입교할 때 주변에서 말해 준 바 있다. 이런 미친 장에선 사면 안되고, 나는 때를 기다리며 교리 공부를 해야만 한다고 심호흡을 해본다.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교리 공부만이 내가 벼락거지를 면하는 길이라고 기도문을 외워본다. 교리 공부를 하면서 때를 기다려야한다!!

금융자본주의에 입교하기 전이라 뭘 잘 몰라서 매수 버튼을 누르지 못한 눈물 나는 우리나라 대표 주식 삼전을 예로 들어 교리 공부로 마음을 다잡자.

image.png

오늘자 삼전 주식이다. ㅜㅜ 이렇게 간단한 것도 제대로 보려면 교리 공부가 필요하다. 이러니 내가 매수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일단 삼전의 시가 총액은 약 1,184조다. 우리나라 일년 예산보다 더 큰 돈이다. 돈이 1천조가 넘게 있으면 삼전은 내 회사다. 그렇지만 203,500원만 있어도 내 회사가 될 수 있긴하다. 지분이 적어서 그렇지.

삼전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이 26.75배이다. 이 뜻은 내가 오늘 203,500원 내고 삼전 주식을 한 주 사면, 삼전이 버는 이익만으로 내 투자 원금을 회수하려면 약 26.75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갑자기 삼전 주식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원금을 회수하는데 26년 걸린다니 이자랑 같이도 아니고, 삼전 돈 많이 버는 거 아니었어! 그럼 일년에 얼마를 버는거냐? 26.75년에 걸쳐 203,500원을 돌려줄 수 있다면 현재 주가를 PER 즉 26.75로 나누면 한 해에 한 주당 얼마를 버는 건지 알 수 있다.

203,500원 ÷ 26.75년=7,607원

삼전은 1년에 주당 7,600원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이다.

알아보니 이렇게 미친듯이 주가가 오르기 전에 삼전은 보통 PER이 10에서15였다. 그런데 주가가 미칠듯이 올라 26.75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건 뭔가 이상하다. 이럴 수가 있나??

이럴 수가 있다! 이런 때에 보통 성직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image.png

"이런 주가가 의미하는 것은 시장이 더 이상 삼전을 제조업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기업이 체질을 바꾸면, 주가도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억이 나는 것이 예전에 미국에서 아마존이란 기업을 처음 알았을 때 나는 인터넷 서점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되어 있었다. 당연하게도 주가는 엄청 뛰었다.

이상하다.

삼전은 계속 반도체랑 휴대폰 같은 거 만들고 있는데...나도 모르는 사이에 삼전이 구글 같은 거 만들었나?? ... 이러면서 삼전 뉴스를 찾아 보니 AI때문이라고 한다. AI산업에는 반도체가 엄청나게 많이 필요한데, 지금 반도체가 거의 품귀 현상이고, 삼전의 이런 주가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해서 삼전이 엄청 비싸게 반도체를 팔고 있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상하다.

이익이 늘어나면 원금회수 기간이 단축되어야 되는 거 아니야? 원금회수 기간이 PER이라며? 그런데 왜 PER이 올라가냐? 찾아보니 지금 PER은 작년 실적 기준이고 금융은 지난번 교리 공부에서 알게된 것처럼 미래를 당겨쓰는 것이다. 주가도 마찬가지고. 따라서 시장이 반도체 품귀 현상이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주가가 미친듯이 뛰었으므로 PER도 펄쩍 뛴 것이다. 앞으로 5년 10년 동안 삼전의 반도체는 부르는 게 값일거라는 기대가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반도체 만드는 것은 제조업이 아니라 일종의 산업 필수품이자 안보 필수품으로 대우한다는 거다. 어디서 반도체가 제조업의 쌀이라고 들은 것도 같다.


또 이상하다.

삼전만 반도체를 만드는 건가? 알아보니 반도체 가운데 데이터를 저장하는 D램과 낸드를 만드는 회사는 삼전, 하이닉스, 마이크론 딱 세 회사가 거의 독점이라고 한다. 이 산업은 거대한 장치산업이라 조 단위 돈이 없으면 아예 낄 수가 없어서 지구가 망할 때까지 세 회사가 해먹을 거란다. 기술독점기업이라서 단시간 3배 주가를 용인한다? 그런것도 같다. 그렇지만 최근 뉴스에 보니 국민성장펀드라는 것을 정부에서 만들었는데 삼전에 2조원을 연 3%대 초저리 금리로 대출해준다고 한다. 돈을 그렇게 잘 버는 데 대출은 왜 받냐?? 돈 간절히 필요한 다른 기업한테 양보하지! 그치만 기업이란 이익을 목적으로 하니 내 돈 쓰는 것보다 남의 돈 쓰는 것이 더 저렴하면 나라도 쓸 거 같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삼전 주가는 보통 PER이 10이하로 가는 것이 통례였다. 이익이 늘어나니까 원금회수 기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런데 26년이 넘게 걸린다는 건 교리에 따르면 주가가 거품일 가능성이 있다. 돈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내돈을 거품처럼 꺼지게 할 수는 없다!

image.png

그런데 나보다 금융자본주의 교리에 더 정통한 성직자급 신도들이 삼전 주식이 지금이 제일 싸다고 유튜브 설교에서 연일 말하고 있다. 세계에서 우리가 제일 잘한다는 거다. 삼전하고 하이닉스 이 두 기업이 지구가 망할 때까지 떼돈 버는 것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것이다. 성직자들의 말을 믿고 신심을 다지려고 했는데 작년까지 삼전은 왜 5만전자였냐하는 의심이 들었다. 사탄아 물러가랏!


생각해보면 AI산업은 반도체보다 훨씬 돈이 많이 드는 돈 먹는 공룡 산업이다. 그래서 지금 거품이다 ROI(투자수익률)가 안나오는 사업이다 이런 설왕설래가 자자한데, 삼전이라고 별 수 있을까? 주식은 미래를 사는 건데, 미래는 그야말로 카오스다. 여튼 이런 이유로 삼전 PER은 비싸다로 정리 하고, 다시 보면 PBR이라는 영어가 또 있다.

image.png

PBR(Price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은 기업이 '장부상의 재산'과 '주가'를 비교해주는 거다. 아까 PER은 원금 회수 기간 즉 주가가 버는 돈 대비 비싼가 싼가를 평가해주는 거라면 PBR은 이 기업이 재산이 총 얼마 있어서, 당장 망해도 재산 다 팔면 내 손에 얼마가 떨어지나? 이걸 알려준다. 영어라서 그렇지 사실 이런건 누구나 다 생각하며 산다. PBR을 보통 우리 나라에서는 권리금이라고 생각하면 딱일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1억이 있고 식당을 하나 인수하려고 한다. 식당 테이블, 냉장고 같은 필수물품을 중고로 팔고 맡겨둔 보증금을 다 합하면 딱 1억 정도인데, 내가 1억으로 인수한다하면 PBR 1배다. 그런데 내가 5천에 인수한다면 PBR은 0.5배로 저렴하게 산거다. 그런데 내가 2억 주고 샀다면 PBR 2배로 프리미엄 지급한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PBR(권리금)이 낮다고 좋은 기업이고, 높다고 거품기업이라고 할 수가 없다. 식당을 5천에 인수할 수 있다면 그 식당은 장사가 안되어서 보증금 까먹을 단계일 수가 있고, 2억에 내놓을 때는 단골도 많고 평판도 좋아 열면 무조건 돈 벌 수도 있는 것이다. 그저 그러면 그냥 본전에 내놓겠지.

보통 우량한 제조업은 약간의 프리미엄을 가지니 PBR이 1.2배에서 1.5배 정도인데, 삼전 PBR을 보니 2.79배이다. 자기 장부상 재산의 거의 3배를 쳐준다는 것이다. 삼전의 20년 역사에서 PBR은 1.0~1.8사이였다. 반도체가 잘나가면 1.5를 넘고 반도체 가격이 싸면 1.0근처에서 뱅뱅 돌았다. 그런데 이건 미친 PBR이다. 삼전은 제조업이지, 명품 브랜드는 아닌 것이다.

image.png

내가 먼저 학습한 ROE를 생각하면 충격이다. ROE(자기자본이익률)인데 10%대다. 돈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수익률 10% 삼전을 권리금 2.8배 준다고?? 작년까지는 10% 벌었는데, 올해 엄청 벌건가?? 얼마나 벌건데 이런 권리금이 싼거라고 성직자급들은 설교를 하나??


뉴스를 좀더 찾아보니 인플레이션 시대에 공장 짓는 돈이 계속 오르고 있으니, 공장 미리 지어놓은 삼전을 높게 쳐 줄 수도 있을 거 같다. 100조원을 배당한다는 뉴스도 있는데 그렇다면 내년 재무제표가 확 달라질 걸 기대하는 건가?


이래저래 생각해보니 주식시장은 교리로만 움직이는 건 아닌 거 같다. 인간이 하는 일이라 심리라는 걸 알아야할 거 같다. 아 교리도 어려운데 심리까지 알아야한다니, 투자는 어려운 거다. 그런데 오늘 코스피 6천을 훌쩍 넘은 걸 보니 속이 쓰리다. 이 기세가 쉽게 꺽일 거 같지가 않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숨어 있는 우량주 발굴을 시작해야한다!!!

내 목표는 경제적 자유를 위한 소박한 현금 10억이니까, 소박한 우리 주님을 향한 믿음을 굳건하게 갖고 교리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멘!


매거진의 이전글15. 금이야말로 진짜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