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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ple life Jun 01. 2022

벤츠와 따릉이 사고나다2

자동차대 자전거사고

2022년 5월 15일 성북구 장위동 골목길에서 우회전하러 나오는 벤츠와  따릉이가 횡단보도에서 사고가 난 후 10일 후 벤츠 차주 보험사인 에스화재 대인사고처리 담당자라는 분이 나에게 전화를 하였다. 벤츠 차주가 따릉이와 부딪쳐서 자기 차도 고쳐야하는데 자기 차는 자기 돈으로 고치고 우리 아이 치료비도 지금까지는 자기가 낼테니 여기서 끝내자고 했다며 나에게 어쩔거냐고 물었다. 물론 우리 아이가 가해자라는 말도 덧붙였다.

"블랙박스 영상을 볼 수 있을까요?"

도대체 우리아이가 어떻게 얼마다 다친건지 확실하게 알고 싶었다.

곧 노트북에서 재생된 블랙박스 영상을 핸드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이 핸드폰으로 전송되었다.

아이는 맨몸으로 벤츠와 부딪혀서 튕겨졌다.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우리 아이 아직 멍도 안가셨어요"


나의 대답이었다. 아이가 받은 치료는 응급실 엑스레이 몇장과 동네 병원 물리치료 몇번이 전부였다. 생각보다 자동차에 다친 부분의 상처는 오래갔다. 벤츠가 따릉이랑 부딪혀서 얼마나 망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망가진 부분이 있다면 그건 내가 과실에 따라 처리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동네 병원 의사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아이에게 신신당부했고, 사고 이후 우리 아이는 자신의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자전거를 다시 탈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군데군데 멍은 이제야 검은색에서 퍼런색으로 바뀌고 있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이란 말도 생각해보았고, 맨몸으로 달리는 차랑 부딪혔으니 경과를 좀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 에스화재 콜센터에서 빠르게 연락드릴까요 천천히 연락드릴까요 물었을 때 나는 천천히 연락달라고 했다. 사람이 다친 일이니 뭘 빠르게 할 수 있을까 몸이 나아야 뭘 하지 이런 사고가 처음인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던 것이다. 이 글을 쓰는 2022년 6월 1일에 5일전 나를 돌아보면 나에게 백치미가 느껴질 정도다.


여튼 5월25일 보험사 대인담당자를 통하여 벤츠 차주는 나에게 자신에게 연락 달라고 하였고, 나는 직장인이었기에 틈나는 시간에 전화를 해보았다. 신호는 갔지만 통화가 되지는 않았다. 바쁜가 보다 나는 상식적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벤츠 차주도 여유 시간에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면 전화를 하겠지. 벤츠 차주도 바쁜지 내게 전화가 다시 오지는 않았다.


다음날 5월 26일 나는 강남에 있는 법원과 협회로 출장을 가야하는 일이 있었고, 법원 일을 마치고, 협회로 향하던 중 갑자기 어제 통화를 못했구나는 생각에 이르렀다. 다시 전화를 해봐야겠다 보험회사 담당자가 준 번호를 찾아서 눌렀다.


"안녕하세요 자전거를 타다나 사고가 난 아이 엄마인데요"

"늦었어요. 차 수리 맡겼어요 이제 저랑 통화할 일 없이 보험 아저씨랑 말해면 되요. 어제 전화하라고 했을 때 전화했어야지"

"네"


끊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는 어제 전화를 했었는데... 그리고 뭐가 늦었다는 건지...

다시 통화버튼을 눌렀다.


"저 어제 전화를 했었거든요."

"내가 사업하는 사람인데 모르는 번호 일일이 받나? 한 번 하고 안받는다고 다시 안하면 어떡해요 받을 때까지 계속 해야지"


나는 맘속으로 상대방의 상황을 모르는데 이러면 실례아닌가? 왜 이런 말을 하지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았다. 통화내용은 벤츠 차주인 자기는 자전거 타는 아이를 둔 나한테 기회를 준 거다. 사고 내용이 자기는 피해자이고 자전거가 가해자라고 경찰이 말했다. 그런데도 본인은 벤츠가 사고나서 망가진 곳은 자신이 고치고  치료비도 자신이 낼테니 이제 나머지 치료는 다친 사람 본인 돈으로 하라는 좋은 제안을 해 줬는데  나는 기회를 놓친거고 이제 자신이 망가진 벤츠를 수리센터에 맡겼으니 나는 이제 돈만 많이 내면 된다 뭐 이런 내용으로 요약이 되었다.


갑자기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따릉이는 스포츠용이 아니라 애초에 빠르게 달릴 수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릉이랑 벤츠가 충돌해서 사고가 나, 벤츠가 수리비 엄청 나올 정도면 우리 아이는 도대체 얼마나 많이 다쳤겠는가. 이게 인터넷에서 가끔 보던 수입차 갑질인가? 수입차가 사람 값보다 비싸다니... 내가 국산차를 타서 모르는 것인가? 설마 그럴리가 있나.


그런데 일은 아직 시작도 안되었다는 것을 당시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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