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맑음
하나 같이 굽은 등에 가래가 끓는 5명의 노인이 동네를 갈아엎을 얘기를 한다
서로가 가진 패를 엮어 또 다른 욕심의 불을 일으킬 부채를 만들려 한다
그 가운데에 안경을 낀 패는 없고 손재주는 있을 젊은 남자가 가래 낀 소리마다 높은 코웃음을 섞으며 부채를 지을 바늘을 만지작거린다
그 옆 옆 테이블에는 남은 수명을 태워줄 일을 찾는 중년의 남자가 노인들에게 간단한 인사를 드린 후 1시간째 앉아만 있다
아마도 이름난 건설사에서 적당한 자리까진 했나 보지
그리고 나는 가장 구석에서 중학생 같은 머리를 하고 앉아 시체가 말을 하는 기이한 글을 쓴다
서늘한 얼음커피가 서늘하지 않게 되고 시체를 바라보는 일도 더는 기이하지 않게 된다
죽지도 못하는 것은 영화만이 아니다 아파트도 빌라도 동네도 길도 죽지 못하고 자꾸 껍데기 같은 옷을 입고 선다
나는 시체를 안아 세운다
그녀의 말은 여전히 내게 너무 아름답다
기이한 것들이 모이면 기이한 것이 사라진다
그러니 여기에 비난은 하나도 없다
10⁻¹³
202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