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고맙다 하는 작은 속삭임을 기대하기도 합니다만

소소한 일상일탈이 빚은 나의 감정 모양, 그 모양

by 모호씨

고작 백원 이백원 더 비싸고 싸고하는 라면의 종류를 정하는 일이나
고작 백원 이백원 더 나은 맛을 음미하는 일이나
고작 백원 이백원 더 모은 가치를 기대하는 일이나
나는 고작 고만한 크기의 사람이라 많은 사람 앞에서 손들어 말하진 않겠습니다

고작 일분 이분 하는 골목을 잘 아는 일이나
고작 일분 이분 덜 걸어 뿌듯하는 일이나
고작 일분 이분 더 먼저 너를 기다리는 일이나
나는 고작 고만한 시각의 사람이라 많은 사람 앞에다 열을 내어 말하진 않겠습니다

나의 글은 마음을 먹으면 당신이 다 가질 수도 있고
나의 크기는 오년 십년 자란 나무에도 다 덮일 수도 있습니다
개미는 과자 부스러기에 하루를 쓰고
사람도 크기가 제각각이라 나는 어른 공기는 반 정도나 먹을 수 있을 뿐입니다

나의 노래는 다리 뜯긴 개미나 성가심에 눌러버린 모기에나
목에 까슬까슬한 먼지같은 고민에나 들리는 거겠죠

가만히 누워서 한번 부풀린 배로 쪼개어 다 불러내면
바닥에는 굴러가는 과자 부스러기
전등에는 깜빡이는 성가신 모기나 파리나

혹 고맙다 하는 작은 속삭임을 기대하기도 합니다만


W, P 상석.

201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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