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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영 Mar 31. 2016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관계

어렸을 때는 누군가와 잘 지내고 싶어서 혹은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어서 무척이나 애를 썼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보니 내가 생각했던 '좋은 사람'이 상대에게도 좋으리라는 것은 착각이었고 반대로 상대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면 결국 내가 제일 많이 다쳤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관계에 있어서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 바로 '내가 나여도 좋은 관계인가?'였다. 


많은 넘어짐과 흔들림을 통해서 내가 나로 살아가는 것이 상대에게 기쁨이고 상대가 상대로 살아가는 것이 내게 기쁨인 관계가 정말 건강한 관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로 시간이 좀더 지난 지금 내 연락처 목록은 무척이나 단촐해졌지만 지금까지 내 곁에 머물러있는 이들은 모두 한결같이 내가 나여서 좋아해주고, 내 마음을 마음으로 읽어주고, 나와 함께 울고 웃어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존재가 내가 온전히 나로 살아가는데 항상 큰 힘이 되어준다.


저마다 항상 최선이라 여겨지는 선택을 하며 살아왔을테니 함부로 누군가에 대해 그리고 누군가의 삶에 대해 옳다, 그르다 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그 과정속에서 저마다 무언가에 대한 기준과 포용 가능한 범위가 생기게 됨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 곁에 남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인간관계에 있어 일희일비 하지 말고 그저 지켜보는건 어떨까. 누군가를 만나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그 속에서 자연스레 서로의 서로다움을 보게 될테고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놓아두면 결국 멀어질 사람은 멀어지고 깊어질 사람은 깊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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