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만큼은 나이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자
오랜만에 친구한테 연락을 했다가 그녀의 고민을 듣게 됐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남자 친구가 곧 유학을 가게 됐다며 마음이 복잡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친구의 말에 그 문제에 대해서 남자 친구와 대화를 해봤냐 물으니 아직 해보지 못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지낸다는 것은 나로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기에 먼저 친구의 마음을 토닥여주고 잠시 생각을 했다.
내가 연애를 하면서 새삼 확인한 게 있다면 바로 내 감정을 간결하지만 꾸밈없이 상대에게 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 '안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실은 '알 것 같다.'에 가깝다. 결국 우리는 각자 살아온 환경과 경험한 일들을 토대로 상대를 예측한다는 것인데 그게 실제 상대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과 일치하는지는 대화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그런데 친구는 그것을 피하고 있었다. 그 얘기를 듣고 그녀는 내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실은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될 것들이 두렵다고 했다.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다 보니 이런저런 걱정도 많아지고 누군가를 알아가는 것이 어렵다며 이 나이에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그 만남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삼십대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결혼을 했고 그중 애기 엄마들도 있다 보니 그들과는 조금 다른 자신의 모습에 종종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는 나도 마찬가지인데 때때로 들리는 누군가의 결혼 소식이나 임신과 출산 소식에 괜스레 마음이 이상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타이밍이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모두가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없고 나는 그들이 아니다. 결국 내 삶은 오롯이 내 것이고 그러므로 주변에 상관없이 내가 주체적으로 내 삶을 이끌어 나가면 그 뿐이다.
나이가 들수록 욕심은 커지고 그에 비례해 겁도 많아진다. 아무래도 직간접적인 경험이 늘어나다 보니 확신에 찬 추측이 많아져서 자꾸만 사랑 앞에 계산이 앞서고 그러다 보면 결국 스스로 제약을 두고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결국 그러한 자세가 사랑을 더 어렵게 만든다. 그러니 사랑할 때는 다른 건 잠시 접어두고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감정에 당당하고 솔직해지자. 그리고 무엇보다 신나고 즐겁게 연애하자. 누군가 말했듯이 즐기는 자는 아무도 못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