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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의 추억

심플리파이어의 일상다반사


난 의정부로 입소를 했다.

의정부는 보충대로 3일을 있다가 자대 훈련소로 이동을 한다.


첫날 군복을 주면서  지금 입고 있는 사복은 소포로 집에 보낼 테니... 나눠주는 소포종이에 가지고 있는 소지품과 옷을 전부 다 싸라고 하는 것이다.


'당분간 가족들이랑 연락을 못하겠구나'라는 간절한 마음에 메모라도 써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쓸만한 종이를 찾아보니... 주머니에 껌이 있었다. 난 급하게 부모님께 할 말을 껌종이에 써서 바지주머니에 넣고 소포를 보냈다.


난생처음 보는 친구들과 낯선 곳에서 잠을 이루던 그 날밤. 난 모포를 쓰고 눈물을 글썽였다.


그렇게 소포가 부모님께 잘 도착했을 거라 생각하며... 5월... 새벽의 차가운 공기와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가르며 훈련을 마치고 퇴소식 날 부모님을 만났다.


까맣게 그을린 나의 모습을 보며 부모님은 눈물을 흘리셨고 부모님의 얼굴을 보니 나 역시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

.

.


그 후 시간이 흘러 2년 2개월 하고 4일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복학을 하여... 센스~있는 복학생이 되었다. 어느 날 친구와 한창 얘기를 하며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가는데... 손에 뭔가 조그맣고 동그란 종이 같은 게 잡힌다.


손 끝에 종이가 닿는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 옛날 기억이 떠오른다.


설마~ ㅡ_ㅡ);;;



아~ 2년 전에 입소할 때 부모님께 썼던 껌종이가... 부모님이 미쳐 발견을 못해... 내 마음도 모른 채 바지 채로 세탁기에 들어가 주머니 속에서 동그랗게 쪼그라들어 마른 것이었다.


난 그 쪼그라든 종이를 폈다.


.

.

.


엄마, 아빠..

나 잘 들어왔으니 걱정 말고 계세요.

아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갈게요.

사랑해요~


- 성희가


.

.

.


그 당시 부모님이 당연히 보셨겠지 생각하면서.... 잊고 있었던 껌종이가...

2년 뒤에 다시 꼬깃꼬깃한 채로 다시 내게로 돌아와

그 글을 읽은 감정...


정말 만감이 교차하였다...




2005년 5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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