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동창 경민이에게 급하게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자기가 최근에 어려운 상황이 되어 지방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다.
닭갈비에 소주를 함께하며 친구의 얘기를 들었다.
친구는 건설회사 PM으로 있으며 30~40대 때 지방 프로젝트를 하면서 보냈다. 그러면서 두 자녀의 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20여 년을 지방 프로젝트를 한 고참PM이 되면서 몇 년 전부터 내근직으로 일을 하며 만족하고 다니고 있었다.
몇 주 전, 지방 지사에 급한 프로젝트가 뜨면서 본부장과 팀장이 미팅을 한 후 자신을 부르더니 자기와 같이 있는 주니어 PM 중 누구를 보내면 좋을지 물어봤다고 한다.
경민이는 자신과 같이 있는 PM들이 거기 가면 고생이 많을터이니, 다른 팀의 PM을 착출 해서 보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다고 한다. 팀장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우선은 알았다고 했다고 한다.
며칠 전 위에서 발령이 났는데… 본인이 지방 지사 프로젝트 담당 PM으로 지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친구는 이 결정에 멘붕이 되어, 나를 찾은 것이었다.
내가 물었다.
“경민아, 너는 꿈이 뭐야? 임원이 되고 싶은 거야? 아니면 다른 꿈이 있어?”
경민이가 대답했다.
“성희야, 너도 알다시피 우리 아버지처럼 지금 하는 일을 가지고 사업체를 차리는 게 꿈이다.”
나의 설명은 이러했다.
“경민아 네가 연차가 꽤 돼서 상사들에게 그런 얘기를 했을 것 같긴 한데, 너는 너의 상사들에게 매우 어려운 숙제를 줬어... 네가 만약 임원이 되는 게 목표였으면 좀 더 그들을 이해하는 의견을 줬을 텐데, 무의식 중에 네가 사업을 하는데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후임 PM 친구들의 편을 들어주면서 지금의 발령이 난 것 같아."
나는 끌어당김을 믿는다. 그러나 그것이 기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의식 중에 크고 작은 말과 행동에 자신의 방향성이 녹아들어 목적지에 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 열망이 강할수록 그곳에 가기 위해 더 강한 결정을 하게 되는데... 그곳에 도착하기 위한 경로가 꼭 순탄치만은 않을수도 있는 것이다.
혹시 지금 업무나 커리어 적으로 어려움이 있는가? 혹시 당신이 목적지로 가는 경로상에 있기 때문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