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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달랐던 리더


내가 만난 리더 중 한 명은 선후배 관계가 강한 공기관의 팀장 출신이었다.


인자한 얼굴을 하며, 술도 종종 사주면서 고생한다는 얘기를 하여 처음에는 괜찮은 분이라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분과 업무 미팅을 할 때 받는 느낌은 석연치가 않았다.


회의를 하면 효과적인 답을 논의하기보다는 자기가 이미 생각한 답과 조직구조를 설득하는 자리였다.


인사발령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젊은 얘들이 아이디어도 신선하고 혁신적이라며 자기에게 호의적인 팀장들을 임원으로 발령을 냈다.


성과 평가도 독특했다. 뭔가 성과를 낸 사람을 잘 챙겨주기보다는, 성과가 없더라도 자기의 말을 잘 따른 친구들에게 더 신경을 쓰는 느낌이었다.


이러다 보니 이 분 주변에는 맹목적으로 이 분의 방향을 따르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게 되었다.


이 분은 과제를 진행할 때 전략적 성과달성보다는 그럴듯한 한방을 기대했다. 그리고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을 장기판의 말처럼 쓰면서 조직장악에 더 치중을 했다.


안타깝게 그럴듯한 한방 아이템들에 적임자가 아닌 주변인을 배치했다. 그리고 대형 TV광고를 할 것이니 대박이 날 것 같이 얘기했다. 이러한 치밀하지 못한 실행 계획으로 그의 과제는 대부분 엎어졌다. 게다가 막판에는 송사에 엮이며 회사를 떠났다고 들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세상에는 다양한 생리를 가진 조직과 리더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와 맞지 않는 리더라면 거리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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