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뜨는 기업에 일하던 지인은 주주사의 합작으로 신설된 회사의 월급쟁이 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 맡아보는 자리라 사람도 열심히 모으고, 정말 진심으로 성공을 위해 주말도 없이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주사 회장이라는 사람은 자기 법인 IR에 지인을 수십여 차례 보내더니, 회장이 독촉해서 급하게 시작한 사업은 사람까지 뽑아 놨는데 하나둘씩 접더랍니다. 그리고 모든 문제를 지인의 잘 못이라고 뒤집어 씌우는 통에, 이건 아니다 싶어 몇 개월 만에 회사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퇴사 후 이 전에 입사 제안을 했던 대표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대표는 대략적인 사정을 듣더니 살짝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아래와 같이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나는 그 뒤로 너에게 제안한 포지션을 직접 수행해서 회사는 잘 성장하고 있다.’
‘대표들은 원래 어려운 상황에서 일하는 게 당연하다.’
‘그 회장을 이해해야 한다. 의사결정은 바뀔 수 있다.'
마치 상위 의사결정권자를 이해도 못 하고, 목표 달성을 못한 탓을 남에게 돌리는 것 아니냐는 듯한 뉘앙스의 조언을 쏟아내더랍니다. 지인은 너무 억울했지만 그 걸 계기로 자기의 문제가 아닌 걸 증명하기 위해 오기를 가지고 더 열심히 살았다고 합니다.
몇 달 뒤 그 회장은 범법 혐의로 구속이 되었고, 지인은 꾸준히 사업에 매진해 성공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착실히 만들더니 지금은 여러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