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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Mar 12. 2021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고요?

개인의 성장 기반으로써의 회사의 유의미

현재 화장품 회사에서 근무 중입니다. 만 5년이 되었고, 작년 대리 진급을 했습니다. 다사다난한 회사 생활이었습니다. 근 1년간 오후 10시 퇴근이 일상이었고, 주말에도 절반은 출근을 하곤 했습니다. 야근이 지속되었고 어느 무렵엔 해고 위기도 있었습니다. 일련의 사건에 얽히어 당시 팀장님을 비롯한 몇몇 선임 분들이 권고사직 되었고, 저 또한 대상이었습니다.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2021년 3월, 저는 여전히 직장인이고, 무탈하게 잘 근무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 경험하고 배운 것이 무예 그리 많겠느냐 만은, 꼭 한번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회사에 대한 저의 가치관, 신념이라 하겠습니다, 근래에 더욱 확고해진. “회사엔 미래가 있습니다. 개인의 성장이 있습니다.”

(조금은 러프하게 적어간 글이니,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회사는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회사에서 행하는 모든 업무/관계로부터 개인은 배우고 성장해갈 수 있다. 학교와 달리 되려 보상을 받으며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본인은 몇 년 전부터 부동산 투자를 해오고 있는데, 이에 있어 지난 5년간 배운 업무처리능력, 상황대처능력 등이 큰 도움이 되었다. 나아가 개인 자산관리와 기타 투자에 있어서도 같다. 배우지 않았다면 투자를 시작하는 일도, 관리하는 일도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실례로, 며칠 전 부동산 거래가 있었다. 순탄하게만 보였던 거래과정에 있어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 거래에서는 두 곳의 부동산이 개입되었고, 매도자, 매수자(본인) 각각의 중개를 맡았다. 최종 잔금 처리 과정에서 매도자 측 부동산의 과욕(혹은 사기)로, 수수료 관련 문제가 발생했다. 부동산 간 관계는 선을 넘었다. 매수자(본인)가 수수료를 이중으로 지급하거나 혹은 매수자(본인)를 중개한 부동산은 수수료를 받지 못할 처지에 이르렀다. 며칠간의 협의 끝에, 문제는 서서히 해결되었다. 이전의 나였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니, 계약 진행조차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모두 회사에서 배운 역량 덕분이었다.


회사는 실질적인 것을 가르친다. 우리는 돈을 받고 배움을 얻는다. 어디서도 실질적인 것을 배우지 못했기에(중고등 혹은 대학교육에서) 실제 업무는 다분히 피곤하고 때론 불필요하게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허나, 삶에서 필요한 것은 그런 지식과 행동에 대한 익힘이다. 실질적인 분석능력, 협상능력, 회계/법/세무 관련 지식 등 현실적 배움은 회사로부터 가능하다.


회사의 재무제표, 투자구조, 영업전략, 계약, 전산, 물류 등, 일련의 업무는 개인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개인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관리하고, 기업과 같이 분산투자를 추구하며, 투자형태에 따른 이익구조를 분석할 수 있으며, 이로 개인에게 있어 최선의 투자를 해나갈 수 있다. 이는 몇 년 전부터 개인적으로 다져온 방식이다. 부족한 부분이 있고, 최선이라 할 수도 없겠으나, 그럼에도 그런 행위 자체가 유의미하다. 실제적인 분석에 기반을 둔 자산관리는 그것 자체로 엄청난 효용이 있어, 당신의 자산을 몇 배로 불려줄지도 모른다.


회사에서 맞닥뜨리는 일련의 문제 또한 개인의 삶에서 경험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다. 인간관계, 표리부동한 모습, 불합리한 평가, 소문과 같은 것들 또는 업무에 있어, 기호 혹은 성향과 다른 것, 동기부여의 결여, 비전의 부재 등. 일련의 문제는 사회에서, 개인의 삶에서 언제든 마주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여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은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때론 현재 인식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다. 실제적 문제인지, 개인감정의 왜곡인지. 혹은 개인의 삶에서 결핍된 것들을, 회사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판단엔 어떤 자기변명이나 합리화도 있어선 안 된다. 이는 대상을 완전히 왜곡해버린다.


무언가 해결했던 하나의 경험은 비록 작은 것이지만, 언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개인의 역량이 될 것이다. 역량이 스스로에게 쌓여가는 것을 인지하고, 바라보고, 더욱 높은 지향점을 두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하나의 비전이 될 수 있다.


일련의 배움과 성장에 있어 중요한 것은 ‘감정독립’이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꽤 오래 노력해온 것 중 하나로, 회사 내 사건들에 대한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은 배양해야하나 부정적 감정은 백해무익이다. 회사 관계에서, 업무에서, 어떤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가능한 이성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사실 이건 꽤나 어렵다. 하여 이를 조금은 수월히 행하기 위해 선행한 것이 있다.


‘감정독립’은 불필요한 혹은 불합리한 요인 제거, 로부터 가능했다. 개인의 가치관(성찰에 근거한)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제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장 내 눈치라는 것으로 상사와 식사를 하거나, 회식을 갖는 일 혹은 눈칫밥으로 인한 야근, 과 같은 것들이다. 개인적 경험으로, 일련의 불필요한 요인을 제거해내었을 때 비로소 ‘감정독립’의 시작이 가능했다. 점심에 운동을 하고, 불필요한 야근을 하지 않으며, 자율적인 복장을 추구하고, 회식에 자율권을 갖는 것, 회사규정 내 개인의 자유를 실현하는 일이다.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업무 집중도가 오르니 성과는 따라오기 마련이다.


쉬이 얻어지지 않는다. 본인 또한 그렇지 못하기에, 몇 년을 매일 노력 중이다. 번번이 실패하고 때로 성공한다. 이어지는 노력과 몇 번의 성공들이 큰 변화를 이룬다. 100% 독립적인 주체로서 회사 업무와 개인의 역량을 연결하며 온전히 성장해가는 이는, 아마 없지 않을까 싶다. 다만 50%라도 해내고 싶다. 언젠가는 폴리매스가 되어.


지난 5년간 열정을 쏟은 날도 있었고, 개인의 비전이 더 커졌던 날도 있었다. 업무 자체를 소홀히 하진 않았지만, 성과는 없었다. 그럼에도 늘 배우는 바는 있다. 올해는 이루고자 하는 바가 더 많다. 개인의 시간을 최대한 쏟아야 할 일들이다. 허나 회사의 일에도 일면의 열정을 쏟아볼 생각이다. 최근 더욱 명확히 알았다. 일은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부문 중 하나다. 50대50으로 회사와 개인의 삶을 맞춰볼 작정이다.(물론 이 각오 또한 몇 달 혹은 며칠 뒤에 다시 흔들릴지 알 수 없다.) 가능할지, 끝에서만이 알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업무와 개인의 기호가 일치할 경우는 극히 드물 거라 생각한다.(아마도 기호에 맞는 일을 하여도 즐겁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하여 회사에서의 삶을 포기하거나 비관해서는 안 된다.(우리는 인생의 30% 이상을 회사에서 보낸다. 적어도 25%는 잠을 잔다.) 한 번쯤 인생의 일부로서 수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회사의 업무와 주변 사람들을. 그렇다, 회사의 업무도 사람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다. 허나 그럼에도, 노력해보는 거다. 그런 노력은 언젠가 신기할 정도로 스스로의 생각과 현실을 변화시킨다. 회사 업무, 관계 그리고 개인의 성장에까지.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말은, 회사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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