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선 Apr 08. 2022

[시:詩] 동인지 발표 詩 '매화 꽃피울 적에'

월간 시사문단 동인지 '봄의 손짓' 발표작

동인지 발표 詩 '매화 꽃피울 적에'


월간 시사문단 동인지 '봄의 손짓'

발표작 중 한 편을 소개드립니다.



매화 꽃피울 적에


어미는 서울로 간다고 했다

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아이는, 다섯 남짓의 아이는

엄니 따라 서울 간다 했다


어미는 아이를 달래고

멀리 발 한 짝 지주목 삼아

매화 한 그루 심었다


서울 길 나설 제

아이는 흙바닥서 발버둥을 치었다


두발 동동 어미 가는 길

쥐똥 같은 눈물 뚝뚝 흘리었다


해 지나고 지주목 내릴 제

매화는 가지마다 꽃을 피웠다

담 너머 어미 온 날 있다


아이는 펑펑 울었단다

어미도 눈물을 쏟았다


매화 잎 마당서 춤추고

별빛은 처마 끝 나란히 섰다









<시작노트>


작년, 주말 오후, 어머니와 전원일기를 보았습니다. 그날의 주제는 '서울 간 어미'였지요. 돈 벌러 서울 가는 어미 쫓아 아이는 펑펑 울었습니다. 바닥을 구르며, 말리는 할미 손을 뻗치며 한참을. 어머니께서는, 그 시절 그런 가정이 참 많았다고, 슬픔의 세대라며, 눈시울 붉히셨지요. 어머니 손을 꼬옥 잡아드리며, 시절을 걸어보았습니다. 그 밤, 적은 글이라지요. 갈맷빛 추억으로부터.

매거진의 이전글 [시:詩] 꽃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