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인협회 문예지 '월간 시' 100호
문예지 '월간 시' 100호(5월호)에 발표된
시 한 편을 소개드립니다.
어제의 교통상황
[사망 0, 부상 30]
사고보다 익숙한 상황판은
숫자만 덩그러니, 속을 알 수 없는
계기판보다도 기계 같은 알람
깜깜히 읽어보다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어제는 사망자가 없다
내일의 죽음도 알람이 되는지,
부상의 상喪은 어디로 묻히는지, 알지 못하고
어쩌면 [사망]이 낫다는 생각도 한다
어떤 삶은 죽음보다 고통스럽다기에
차라리 죽음을 택한다기에
수족을 쳐낸 도마뱀이 있다는데
항암제 수십 알을 노인은 삼켰다는데
택한 죽음은 흔쾌히 평안을 내어주는지
죽지 못해 사는, 잘 살기 위해 죽는 모순 속에서
어설픈 상처는 삶의 덜미를 질기게만 한다
[사망 1]
알람이 요란하다.
또다시 걸린 목숨의 수를 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