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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May 14. 2022

문예지 '월간 시' 5월 발표작 <어제의 교통상황>

서울시인협회 문예지 '월간 시' 100호

문예지 '월간 ' 100(5월호) 발표된

시 한 편을 소개드립니다.





어제의 교통상황


[사망 0, 부상 30]

사고보다 익숙한 상황판은


숫자만 덩그러니, 속을 알 수 없는

계기판보다도 기계 같은 알람


깜깜히 읽어보다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어제는 사망자가 없다


내일의 죽음도 알람이 되는지,

부상의 상喪은 어디로 묻히는지, 알지 못하고


어쩌면 [사망]이 낫다는 생각도 한다

어떤 삶은 죽음보다 고통스럽다기에

차라리 죽음을 택한다기에


수족을 쳐낸 도마뱀이 있다는데

항암제 수십 알을 노인은 삼켰다는데

택한 죽음은 흔쾌히 평안을 내어주는지


죽지 못해 사는, 잘 살기 위해 죽는 모순 속에서

어설픈 상처는 삶의 덜미를 질기게만 한다


[사망 1]


알람이 요란하다.

또다시 걸린 목숨의 수를 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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