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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Jun 20. 2022

<한국 현대시인 100인집> 발표시 '끌어안고 있다'

<한국 현대시인 100인집>
발표시 '끌어안고 있다'


지난 5월 출간된

<시의 독립을 선언하다. 한국 현대시인 100인집>

 발표된   편을 소개드립니다.




끌어안고 있다


엄마는 제법 늦은 가을

어디쯤


낙엽이 속속 날리고 있는

가을의 채색


숨죽여 누운 것들 위로

반쯤 언 달 조각이 빛나고


사이로 내린 그림자는

엄마의 마디

엄마의 손가락 서넛쯤

옅은 떨림 같은.


늘어진 길목에는

끊어진 마디처럼

정처 없는 그리움이 있고


고것들 속속 줍고 나면

간밤의 떨림이 가실까

그림자 한 뼘은 걷힐까


가을을 걷고 있다

마르고 얼어있는 것들을

엄마의 가을을 사랑해서


늦은 가을 어디쯤, 끌어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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