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년의 그리움, 추억에 대한 시 한 편
대봉감 이야기
주먹만 하게 토실한 것이
그리운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마주친 마음이 멀리 가지 못하고
멈춰서 기억으로 손짓하고 있다
선명하게 걸어든다
커다란 감나무
마당을 둘러치던 날들
가지마다 열매가, 유년이 자라던 날들
가을이면 채이듯 나뒹굴던 감들
실한 것이 대봉감이었는지 모르지만
그때 자그마한 내 손바닥을 활짝 펼쳐야만 했는데
맞잡은 두 손이 그리워서
입안 가득 채우던 그 달큼함 선명해서
바스락, 추억처럼 정겨운 소리
이불 아래 대봉감 뒤척이는 소리
한입 아싹 베어 물면
달큼한 온기 밤하늘 번지고
다섯 살 아이마냥 토실해진 두 볼에
먼- 유년도 토실토실 살이 찐다
손바닥을 펼치면, 가을이 흠뻑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