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시 추천] 눈밭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 수록 시

by 이경선
눈밭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 수록 시 '눈밭'


시집의 122p 수록작입니다.


많은 작가님들께서 캘리그라피로 담아 주신 글입니다.


눈밭


아이는 눈밭에 앉아

하나둘 내리는 모양을 바라보고 있다

이것은 푸르고 저것은 붉다며

내겐 늘 하얗던 눈이

아이에겐 그렇지 않다며

터지는 꽃망울 저어도 본다

아이와 머리칼 푹푹 물들고

오색 빛 품으로

아이 따라 나도 팔을 올리고

저에게로 가,

폭- 들었다


봄꽃은 발아래, 눈밭 속에

숨 쉬고 있다고

아이가 말했다


눈은 그래서 봄빛이라고

동트면 꼭 활짝 나올 것이라고


그제야 나도 숨을 쉬었다

막혔던 숨을 툭 놓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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