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더욱 거센 비가 내렸더라면 당신과 나의 거리가 조금은 가까워졌을까 쏟아지는 비 사이 작은 우산 속 우리의 거리만큼이나 당신과 나의 마음도 한 걸음 가까워졌을까
당신의 마음이란 오랜 장마가 쏟아진 대도 한사코 멀었을 지도 모르지만
유독 당신의 거리가 멀어 더욱 보고 싶다 말하던 어느 여름밤 당신의 부재가 머무는 공간에 홀로 당신을 불러보고 당신의 이름은 메아리 되어 사방에 울려오고 다만 그해의 여름을 되돌아볼 뿐이었다
그해 여름 당신과 나의 거리에 대해서 당신이 내게 건넸던 이야기들과 어쩌면 내리는 빗방울에 휩쓸려갔을지도 모를 우리의 마음에 대해서
혹 더욱 거센 비가 내렸더라면 당신은 그 한 곁 내게 내어주었을까 하고
맺음을 짓지 못한 말들만이 주위를 서성였고 말을 잇지 못하는 나는 다만 술을 한 잔 기울이다 맺지 못하는 나의 언어들이 술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보기도 하고 당신은 술을 좋아하지 않았지,라고 생각해보기도 하고
또다시 여름밤을 당신으로 채워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