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얼굴이 마음자리 떠오르는 날이 있습니다. 왜인지 이유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당신이란 이름이 수면에 올라 옅은 파동을 일으킬 뿐입니다. 당신의 얼굴과 이름은 참 무겁습니다. 오랜 세월 지나 잔향처럼 남은 그것이라도 마음 한자리 늘 머물고 있어 떠나지 않습니다. 한껏 힘주어 밀어 보아도 꿈적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무거운 그것은 언제나 제자리에 있습니다. 왜일까요 어떤 이의 그것, 특히나 당신의 모양은 왜 제게 그토록이나 무거운 것일까요. 옛 밤엔 조금은 뒤엉킨 당신의 조각들이 마음에 올라 한참을 지나갔습니다. 무거운 것이라야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라앉아 묻혀갈 법도 하다만 당신의 얼굴과 이름은 그렇지 못하니, 다만 떠오르는 숨 하나 건져 마음에 담아볼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