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저물기 전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해 여름으로부터
나의 계절은 몇 해고 당신이었다고
따가운 햇살도 무거운 숨들도 모두
당신이기에 반겨 맞을 수 있었다고
사실 나는,
여름이 좋았던 게 아니라
여름을 좋아하던 당신을
참 좋아했던 것이었다고
그해 여름
오가던 웃음과 걸음들 사이
농익었다 여긴 우리의 말들과
차마 설익었던 우리의 마음이
꽃처럼 거리에 일렁이던 계절
그날의 잔향을 기억하며
올해의 여름은 부디 더디 저물기를 바라며
낙조가 내리기 전 당신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해 여름으로부터
나의 여름은 온통 당신으로 물들어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