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더럽게 읽으며 서로의 삶을 들여다본다

지극히 개인적인 독서 -1

by 심동훈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나눠줬음 해서 교회나 도서관에 기증하고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책을 빌려주거나 선물할 때마다 ‘부디 더럽게 읽어 달라. 책을 연습장삼아, 메모지 삼아 읽어달라’ 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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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구절에 줄을 긋고, 옮겨 적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책 한 귀퉁이에 정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책을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수없이 적히고 지저분한 책을 볼 때마다 뿌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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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어느 곳에 기증한 책이 다시 읽고 싶어 가져왔다. 그동안 누군가에게 많이 읽혔는지, 많은 곳에 줄이 그어져있고, 메모도 적혀 있다. 누군가와 책을 공유하고 같이 더럽게 읽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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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같은 책이더라도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다르고 인상 깊게 생각하는 내용도 다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책을 다시 보게 되면, 그 책은 원래의 내용보다 더 많은 가치를 담고 있다. 지금껏 읽힌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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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의 삶을 읽고 있다. 책을 더럽게 읽어주신 분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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