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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동훈 Jan 09. 2021

함께, 더럽게 읽으며 서로의 삶을 들여다본다

지극히 개인적인 독서 -1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나눠줬음 해서 교회나 도서관에 기증하고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책을 빌려주거나 선물할 때마다 ‘부디 더럽게 읽어 달라. 책을 연습장삼아, 메모지 삼아 읽어달라’ 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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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구절에 줄을 긋고, 옮겨 적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책 한 귀퉁이에 정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책을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수없이 적히고 지저분한 책을 볼 때마다 뿌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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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어느 곳에 기증한 책이 다시 읽고 싶어 가져왔다. 그동안 누군가에게 많이 읽혔는지, 많은 곳에 줄이 그어져있고, 메모도 적혀 있다. 누군가와 책을 공유하고 같이 더럽게 읽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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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같은 책이더라도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다르고 인상 깊게 생각하는 내용도 다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책을 다시 보게 되면, 그 책은 원래의 내용보다 더 많은 가치를 담고 있다. 지금껏 읽힌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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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의 삶을 읽고 있다. 책을 더럽게 읽어주신 분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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