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야만의 계절. 221

유신보다 더한 재갈시대

by 함문평

유신보다 더한 재갈 시대


브런치스토리에서 매거진 이름을 지을 때는 30년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들었던 독립군과 독립군 잠은 간도특설대 조선 내에서 순사나 순사 길 안내잡이, 해방 이후 좌우 싸움, 자유당 시절 이기붕과 박마리아, 미군정 시기 모윤숙의 악행, 박정희는 5.16 혁명이라고 했지만 할아버지는 돌아가실 때도 쿠데타라고 했고 우리말로 군사반란이라고 하셨다.

김재규가 박정희 시해로 개만도 못한 놈 만화를 보고 만화 그린 놈이 개만도 못하다. 김재규는 한세대 건너가면 재평가받고, 김재규 명령으로 총을 쏜 박선호나 박흥주 대령은 무죄라고 역사가 평가할 날이 오거라고 하셨다.


그런 이야기를 쓰다가 어느 순간부터 김명신이 라마다 르네상스에서 줄리 작가 그림전시회를 열었다는 이야기 유검무죄 무검유죄를 쓰다 보니 정말로 쓸 이야기를 못썼다.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하기 며칠 전 일이다. 할아버지에게 4촌 조카고 나에게는 6촌인데 그냥 5촌 당숙으로 불리던 분이 할아버지를 찾아왔다.


이유는 할아버지 형제들이 다 돌아가시고 유일하게 생존한 할아버지께 아뢸 말씀이 있다고 했다.


그분이 한 이야기의 요점은 김재규로부터 직접 받은 것은 아니고 이름을 알 수 없는 국가안전기획부 간부로부터 대학교 학생들 데모준비 동향을 편지지에 써서 주고 그 시절 대학 한 학기 등록금이 40-50만 원 시절에 20-40만 원을 받았다고 했다. 편지로 보고한 내용이 정확히 데모 일시와 인원 추산이 맞으면 40만 원을 받고, 차등으로 30, 20을 받았다고 했다.


양심상 계속 그 일을 하기는 싫고 바로 그만 두면 죽음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긴 곰방대에 연초와 대마를 반반 섞은 수제담배를 피우시면서 일단은 김재규가 중정부장 하는 동안은 해주고 김재규가 중정부장서 해임되거든 그때 그만두라고 하셨다.


고교시절이라 수학 2점짜리 하나 더 맞고 명문대 가려고 그 대화를 더 듣거나 질문도 없이 도서관으로 갔다.


할아버지와 그 당숙 모두 고인이 되어 물어볼 수도 없고 할아버지는 김재규가 중정부장 오래 못 갈 것을 어떻게 아셨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그 시절 동아일보 광고탄압에 기자 해직이 2024년은 더한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야만의 계절.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