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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계절. 23

마을버스는 왜 빨간색이야?

by 함문평

토요일, 일요일은 가능한 쉬자는 작가인데, 멀리 김해로 시집간 여동생이 서울행차를 한다고 기별이 왔다.

어제 면도를 하면 하루는 면도 안 하는 불문율을 깨고 좀 잘하려고 애쓰다 피도 흘렸다.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버스정류장에 갔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호기심 천국 유치원생과 엄마가 왔다. 엄마가 아들에게 마을버스 구로 03을 타야 한다고 했다. 아들이 물었다.

엄마, 왜 마을버스는 빨간색이고 큰 버스는 검은색이야? 물었다.

엄마는 당황해서 답변을 못했다.

저 저 할 때, 어느 유치원이야?

개봉 꿈나래 유치원입니다라고 했다.

어우, 나도 50년 전에 꿈나래 유치원 졸업했는데, 내 후배군, 참 똑똑한 질문이야. 마을버스가 빨간 글씨인 거는 산타할아버지처럼 착한 사람이 운전해서 그래. 마을버스 12번 너네 집 산중턱까지 큰 버스 갈 수 있어?

못 가요?

그래. 마을버스 빨강 번호는 가지?

예.

주머니에서 어제 지평막걸리 아주였던 천하장사 1개와 자유시간 1개를 어린이에게 주고 큰 버스 6713이 와서 꼬마에게 손을 흔들어 안녕하고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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