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크는 기계

by 함문평

우리 학생시절은 학년이 바뀌면 복도에 키 순서 대로 세우고 담임 선생님이 부여한 번호가 1년간 내 이름을 대신하는 번호가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 1반 1번 C는 겨울 방학하는 날 나를 찾아왔다.


함문평 나랑 동대문야구장 같이 가 줄래 했다.


뭐 살 거 있니 하고 물으니 응 그런데 체육사에 혼자 들어갈 용기가 안 나서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교부터 고1까지 쭉 1번만 했는데 2학년에는 2번을 하고 싶다고 했다.


흑석동에서 84번을 타고 삼각지에서 동대문 방향 버스로 갈아타고 동대문 야구장에 갔다. 야구장 주변은 온통 체육사였다.


문에 신장기 입고라고 쓰여있는 체육사에 들어갔다.


체육사 주인의 말만 들어보면 정말 이 기계로 운동을 하면 바로 5번 정도로 키가 클 것 같았다. 상당히 비싼 금액인데 1번을 벗어날 일념으로 샀다.


겨울 방학이 끝나고 새 반편성에서 나는 7반 그는 다른 반이 되었는데 거기서도 1번이었다.

그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군의관이 되었다. 부대배치받은 곳이 원주 XX사단이었다.


팀스프리트 훈련 기간에 의무대 적십자 마크가 선명한 군용 엠브런스를 선탑해서 횡성군 강림면 강림리에 가경 선생을 찾아왔다.



가경 선생 좋아하는 막걸리와 군용 면세 양주를 6병이나 들고 찾아와 인사를 하고 흑석동 시절의 추억을 회상했다.


그가 다녀가고 좁은 강림에 소문이 났다.

내 여동생 경희나 경화 둘 중 한 명이 군의관과 연애한다는 소문이 나서 가경 선생은 일단 노인정 나오는 사람에게 해명했다.


다녀간 군의관은 흑석동 고교시절 장손 친구이지 전혀 손녀 둘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그는 상봉 터미널 근처에서 내과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30년 동안 했다.


그는 자기가 키가 작은 것이 한이 되어 꼭 키가 큰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미팅을 나가서 일단 키 큰 여자를 눈여겨보고 그 시절 여자가 내놓은 소지품을 골라서 짝을 정할 때도 키 큰 여자가 내놓는 물건을 커닝을 해서라도 짝이 되는 눈물 나는 노력을 했는데도 안되었다.


서로 직업이 다르고 사는 것이 힘들다 보니 그를 만나서 술 한잔 한 것이 30년 전이다. 그가 모 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쳤는데 그 모임에 회장을 돌아가면서 한다고 했다.


그해부터 2년 동안 회장인데 회지에 신년사를 써달라고 해시 써주고 고맙다고 상봉동 그의 병원 근처에서 식사를 했다.


인명은 재천이라고 몇 년 전에 고인이 되었다.

고등학교 동문회드 참석을 거의 안 해서 동창들이 조문도 간 사람이 몇 명 안 되었다.


사람 인생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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