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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의 추억. 40

우울한 만우절

by 함문평

중학시절은 단짝 친구였는데, 연락 안 되는 친구가 있다. 그는 대방동 동아일보를 배달하면서 중학생활을 했다. 나와는 짝도 아닌데 친구가 할아버지가 나가 장기 두고 마작상대가 있으면 마작을 하는 복덕방에 무상으로 동아일보를 넣어주었다.

친구 말에 의하면 자기가 돌리는 부수가 150 부면 15부 정도는 무상으로 주고 미래의 동아일보 고객으로 만들 수 있게 회사차원에서 그렇게 하라고 해서 나의 할아버지가 나가는 복덕방이 조선일보만 구독하기에 친구가 나를 핑계로 넣은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동아일보 기사 하단 광고란이 백지가 되었다. 할아버지는 분개하여 내 친구를 집으로 데려오게 했다. 친구에게 동아일보에 광고를 하는 회사에 중앙정보부가 개입해 겁을 주어 광고가 사라졌고, 일반 독자들이 빈칸을 메운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친구에게 동아일보 광고 빈칸을 횡성한우를 팔아한 칸을 채우셨다. 더 나가서 복덕방에 조선일보를 끊고, 동아일보를 구독하게 했다.


그럫게 친해진 친구가 3월 31일 하교하는데, 내일은 학교 안 가도 된다고 했다. 왜?라는 질문에 만우절이기 때문에 어떤 거짓말을 해도 전 세계가 다 용서해 준다고 했다. 순진하게 4월 1일 학교를 안 갔다. 할머니는 도시락을 준비하고 왜 학교를 안 가느냐? 물음에 기운이가 오늘은 만우절이라 전 세계가 거짓말햐도 되는 날이고 학교 안 가도 결석처리 안된다고 들었어요라고 했다.


웬걸 학교 야구장 우익수 끝자리에 있는 나의 집을 아는 반장이 1교시 마친 쉬는 시간에 집에 왔다. 담임이 오늘 만우절이라고 안 온 거면 반장을 따라 학교 오면 결석처리 안 한다는 담임의 특명을 받고 온 것이다.


반장을 따라 학교에 갔다. 그날 반장 백 우, 만우절 거짓말한 홍기운 둘 다 연락이 안 되어 우울한 만우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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