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계절.492

에비시대

by 함문평

아주 어렸을 때 겨우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 삼촌 등 말을 익혔을 때, 무서운 말을 배웠다. <에비>다.


학생이 되어 국어사전을 스스로 찾을 나이가 되었을 때 에비를 찾아보았다. 에비는 국어사전에 설명하기를 어린아이에게 하는 말로 무서운 것을 나타내는 상상의 말이다. 결국 에비라는 말소리는 있지만 실체 없는 것이다.


남한은 무찌르자 공산당, 북한은 몰아내자 미 제국주의를 외친 것이 80년이다. 박정희는 꼭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리면 간첩이 나타났다. 진짜 간첩도 있었지만 조작된 간첩이 40년 후에 무죄 판결받은 것도 있다.

대통령 긴급조치는 법률 용어를 군대 계급장에 비유한다면 헌법이 대장이고, 법률이 중령쯤, 대통령 시행령이 소령이면 긴급조치는 법 축에도 못 드는 이병인 것이다. 어느 날 방송으로 긴급조치라고 이병 놈이 대장급 헌법을 정지시켰다.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가 참다 참다 하도 같잖아서 차지철 먼저 쏘고, 박정희를 쏘았다. 차지철에게 쏜 것이 멧돼지가 손으로 막고 화장실로 도망갔다.

그렇게 유신이 종식되었다. 1980년 전국계엄 확대 안 해도 될 것을 전두환 집권에 알아서 기는 대령 놈들이 기획하에 이루어졌다. 허수아비 주영복 국방장관이 주재한 전군주요 지휘관회의에서 바른말 한 사람은 안종훈 군수기지사령관 혼자였다.


세월이 45년 지난 지금은 죄다 똥별뿐이고 안종훈 같은 장군 하나 없다. 그 시절은 에비 하면 되었으나 2024-2025는 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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