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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12월인데

야만의 계절. 674

by 함문평

참 세월 빠릅니다.

할아버지가 65세 때 40인 아버지 보고 너도 내 나이 되어봐라 했다.


할아버지, 아버지 다 돌아가시고 작가가 곧 65세 된다. 1979년 고3시절에 10.26으로 충격받았다.


문과반이던 김성수 감독은 자기 집이 한남동이라 반란군과 진압군이 M16쏘는 소리와 장갑차 굴러가는 소릴 직접 들었다.


영화 시사회에서 담담하게 말했지만 5,6공 시절 입이 근질근질해도 잘 참고, 트라우마도 잘 극복하고, 43년 후에 영화 <서울의 봄>을 만들었다.


작가는 이과반이라 예비고 사는 서울에 있는 아무 대학이나 본고사 원서 낼 점수를 확보했으니, 이공계 당락을 쥐락펴락하는 수학 2 정석 수업 들었다.


학교에서 야자가 있었는데, 학원 수강증을 담임에게 보여주면 오후 3시에 학원 미리 가서 명당자리 차지하라고 보내 주었다.


이과반 3학년 2반 담임은 영어를 가르치던 김용석 선생님이다.


세월이 흘러 학교를 은퇴하시고 한국 문학인에 <고목에 꽃이 피다>로 수필가 등단하신 분이다. 지난가을 총동문회 체육대회서 <백서>를 드렸더니, 이과반이 3 수해서 국어교육과 가더니 소설가가 되었다고 칭찬하셨다.


설날에 작가 대 작가로 세배 오라고 하셨다. 90대 은사님과 60대 제자가 수필가와 소설가로 서로의 책을 합평하게 되었다.


12.12군사반란에 공통수학은 이길동, 수학 2는 황승기에게 수업을 잘 따라온 제자에게 보너스라고 아인슈타인의 에너지법칙 일명 원자탄의 원리라는 E=mc제곱을 가르쳐주었다.


기분 좋게 84번 타고 흑석동 가는데, 버스가 갈 수 없었다. 군대 신병교육도 안 받은 고3이 수업교과서와 수학 2 정석까지 15 킬로그램 가방을 들고 삼각지로터리 지나 용산 한강다리 건너 흑석동에 왔다.


1979년 10.27일 계엄은 제주도를 제외한 계엄이고, 이듬해 5.17에 전국계엄으로 확대되었다.


세월이 흘러 2024년 12월 3일 방송으로 그것도 오밤중에 계엄을 선포하는 윤 대통령 보고 저가 맛이 가거나 미치놈 아니야? 했다.

곧 12.3 계엄 1주년이다.


참 법 만든 인간이나 법 집행하는 연놈이나 바퀴벌레 또는 송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43년 전에 작가는 10.26은 <의인>, 12.12는 <기미정란>, 5.18은 <백석>, 8.16 하야와 9.01 등극은 <솔>이라는 소설을 썼다.


세월이 흘러 2023년에 <백서>로 묶어 출판했다.


지금도 12.12와 5.18 진압이 구국의 결단이라고 하는 연놈은 너도 책가방 들고 서울역에서 흑석동까지 지금 당장 걸어보라고 하고 싶다.

1979-80 작품 쓰던 샛강에서 노는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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