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먹기 힘든 사람. 121
한 45년 전이야기다.
군대서 100킬로 행군 중에 10분간 휴식은 병사나 장교나 정말 꿀맛 휴식이다. 그 10분이 경험 안 한 윤석열이나 유승준 같은 놈은 모르지만 이 나라 예비역 병장 이상 전역자는 공감한다.
그 꿀맛 시간에 무전이 왔다.
9 찰리 오스카장은 무전받는 즉시 헤드쿼터로 오라. 이상!
P-77 무전기를 짊어진 전령을 대동하고 갔다. 이유는 대대장이 와 있었고, 중대장에게 비석 글씨를 읽고 해석하라고 했는데, 중대장, 인사계, 대대 참모 어느 누구도 비문을 읽지 못해 나를 호출했다.
비문을 읽고 해석도 해주고, 연호를 중국이 조선에 대한 압박까지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10분간 휴식 끝, 행군을 다시 이어갔다. 그 비석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일반 선택으로 역사교육과 전공인 동양사 개론을 이수하면서 중세 연표를 배웠기 때문이다. 그일로 부대서 가장 학식이 깊은 장교로 소문이 났다.
그 10분간 휴식을 나와 전령은 쉬지 못하고 행군했다. 훈련 다 마친 후 다음 주 대대장실에서 군대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대대장 질문이 훅 들어왔다.
함 대위, 우리 처조카가 국문과를 가야 할지, 국어교육과를 가야 할지 고민인데, 국문과와 국어교육과는 무엇이 다른 거야?
군인 사무실에서 그런 질문은 일단 회의를 마치고, 사적으로 차 한 잔 마시면서 할 말이지, 대대참모와 모든 중대장이 있는 상태서 할 말이 아닙니다가 목젖까지 왔으나 참고 말했다.
국문과나 국어교육과나 우리 국어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 지원해야 합니다.
차이점은 국어교육과는 교육이라는 두 글자 때문에 16학점 이상 교육학 개론, 교육철학, 교육심리, 교육사회학, 교육발전론, 사회변동론 등 중고등학생 상대로 교육을 하는 교육학점을 이수하는 만큼 국어국문학 심도 있는 공부를 못합니다.
그러니 학교선생을 직업으로 할 사람은 국어교육과 아니고 순수한 국어학, 국문학 공부하려는 사람은 국문학이 맞다고 했다.
나중에 그 대대장 처조카는 국문학과에 진학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