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복 입은 후배 구경을 못해요

내가 군바리면 넌 민바리야. 2

by 함문평

작년 ROTC송년회를 마치고, 연초에 뜻있는 동기들이 전국적으로 ROTC지원자가 없어 미달이라고, 홍보영상을 만든다고 나에게 작가니까 홍보카피를 부탁했다.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지금이 구한말 일본강점기야?

아니면 다카키 마사오, 오카모도 미노루의 유신시대야? 미친놈들이지 지금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를 놀라게 했고, BTS가 당당하게 병역을 필하고 다시 뭉쳐 야들 공연 본다고 서울 웬만한 호텔은 외국인이 다 예약하는 시대인데, 그런 허접한 홍보로 후배들이 지원할까?


명의는 환자에게 병이 안 걸리게 미연에 예방해 주는 것이 최고 명의다. 요즘 후배들이 왜 지원 안 하겠어?


군대도 안 마친 놈이 선거공약으로 병장 200만 원 월급 받게 하겠다고 해서 표 얻고 당선되었다. 군대도 안 마치 놈이니, 국군의 날 행사에 도열한 장병 앞에 경례에 대한 답례 후 부대 열중쉬어! 할 줄 몰라 생중계된 영상에 쪽팔림 당했다.


청와대 참모 연놈들이나 국방부장관 이하 철밥통도 아닙니다. 소위, 하사, 중사 초급 간부와 균형 위해서는 대통령 선거공약 아니라 공약 할아비라도 안됩니다 해야 하는데, 그런 말 할 작가 정도 강심장이 한 명도 이 나라 철밥통 중에는 없다.


병장은 18개월에 200만 원 받는데, 지금 내가 대학 2학년이면 나도 병장 하지 ROTC 안 한다. 그래서 그 허접한 홍보물 카피라이터 거절했다.


초등학교 시절 반공표어, 쥐를 잡자 주제로 표어, 포스터에 그림을 못 그려 그림은 작은 여동생 보고 그리라고 하고, 문구는 내가 만들어 상을 탔다.


열쇠부대 철책 정보과장 시절은 지뢰지대에 민간인이 더덕 캐러 가서 지뢰가 터져 즉사했다. 사단장이 지뢰지대 들어가지 못하게 경각심 일으킬 문구를 현수막으로 걸게 했다. 사단장 마음에 쏙 드는 카피를 썼다. <산나물이 당신 목숨보다 귀합니까?>였다.


홍보 카피 쓸려면 유혹의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 작금의 잘못된 군대 보수체계는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1984년 ROTC 후보생 1년 차 때 일이다. 청주서 서울 오기 위해 속리산고속 매표소에 줄을 섰다. 누가 어깨를 툭 쳤다. 고개를 돌리니 따라오라고 했다. 표 2장을 나란히 구해 나를 부른 것이다.


요즘 1년 차는 몇 기야 물었다. 24기입니다.


그래, 반갑다. 나는 12기야. 영화배우 안성기 알지? 예. 우리 동기야 했다.


요즘은 코로나 19 이후 고속버스에서 주점 부릴 못하지만 그 시절은 운치가 있었다.


선배는 가방에서 캔맥주 2개와 오징어 반건조를 자신이 토치로 구운 거라면서 먹으라고 했다.


지금도 후회되는 것이 그 선배 이름과 연락처라도 확보했으면 속리산고속서 만난 24기입니다라고 하고 <백서>, <777>을 드리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생각한다.


그 선배를 시작으로 서울과 청주, 서울서 원주, 원주서 서울 고속버스는 내가 차표 산 것은 10회 미만이고 거의 줄 서있는 단복후배를 보면 어깨를 툭툭치고 따라와 했고, 난 바로 충성! 거수경례를 했다.


세월이 흘러 대위로 진급했다. 서울서 광주, 광주서 서울 금호고속 줄에 29,30기들이 줄을 서 있으면 표 두 장을 구해 후배 어깨를 툭툭치고 따라와 했다. 후배는 바로 충성! 했다.


그런 멋있는 ROTC가 요즘은 처치곤란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지금이라도 ROTC중앙회는 홍보영상 헛짓거리 말고, 당당하게 국방부나 국회국방위원회 면담해서 잘못된 형평에 안맞는 병역제도를 개선하라. 그래야 초급간부 부족을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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