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싫어하는 과목 수강 덕

내가 군바리면 넌 민바리야. 38

by 함문평

어려서 할아버지 말씀이 사람이 살다 보면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른다. 늘 사람을 대할 때 진심으로 대하고, 일을 할 때는 좋은 거 편한 것만 찾지 말고, 배울 수 있는 것은 잘 배우라고 하셨다.


대학에서 교양 필수, 교양 선택, 전공 필수, 전공 선택에서 시나리오 작법은 전공 선택인데, 우리 학교 교수 중에는 시나리오 가르칠 교수가 없어서 다른 대학교 교수가 우리 학교 그 시간만 시간강사로 가르치고 학점을 부여했는데, 20명 이하면 폐강한다고 현재 19명인데, 함 다른 과목 신청할 거 정한 거 아니면 신청하라고 했다. 4년 동안 정이든 교수가 학점 잘 주지 외부서 오는 교수는 문교부 지침에 충실히 하느라 A플러스를 잘 안 준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렇게 신청하고, 수강하고 장교가 되어 부산 군수사령부에서 정보사로 전입 왔다.

전입 오니, 현 모 소령이 함 대위 잘 왔다고 하면서, 북한군 무기식별 교육자료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나운서 섭외 전에 시나리오를 써야 한다.


자기가 쓰려고 몇 자 쓰다 말았다고, 시나리오를 쓰면, 내가 하는 전투서열 업무를 자신이 병행해서 하겠다고 했다.


1990년대 보병부대서 <북한군 무기 식별(62분)>을 시청한 예비역 병장이 많을 것이다.

처음은 정보사령부 대내 교육용으로 만들었는데, 당시 수방사령관 도일규 장군이 부대 순시하다 예고 없이 그 비디오작업 초안을 보셨다.


야, 이런 좋은 자료 만들면 전투부대 병사 교육용으로 써야지 너네 정보사만 보면 되겠어? 하신 것이 발단이 되어 모든 보병부대에 배포되었다.


그 일로 정보사령부 함 대위가 북한군 무기식별은 최고인 장교가 되었다.

군수사령부 도마성당 교우들이 정보사 가면 3년 이내는 진급 추천 서열 <상>을 받을 수 없다.

잘 받아야 <중> 일 거라는 걱정을 1994년 7월 8일에 전입 가서 그래 소령진급자 명단을 보고, 축하한다는 전화를 도마성당 신부님, 수녀님과 많은 교우에게 받았다.


정말 우리 할아버지는 장손을 끔찍하게 사랑하셨다. 도둑질 말고 배울 수 있는 것 다 배우라고 해서 다른 과목 신청해도 졸업에 이상 없지만 폐강 위기에서 구한 과목이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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