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량미 도둑 잡은 함 중위

내가 군바리면 넌 민바리야. 67

by 함문평

1987년 4월 1일 중위로 진급했다. 전년도는 계급이 소위라서 육사 41기, 학군 23기 선배장교에게 찍소리 못하고 근무했는데, 다들 떠나고 소위 소대장으로 채워졌다. 4월 1일 만우절이지만 거짓말 아닌 진짜 중위가 되었다. 철책선에서 철수하면 선임 소대장 부귀영화를 누릴라나 했는데, 복 없는 함 중위는 전출명령이 났다.

돌아가신 어머니 말씀이 남편복 없는 년은 자식복도 없다는 것이 외할머니 말씀인데, 3남 2녀가 정말 다른 집 애들은 가출하고, 시험 보면 원주고나 원주여고 못 가 장날 만나면 신세타령인데, 너희들은 공부면 공부, 피아노면 피아노, 글쓰기면 글쓰기, 씨름이면 씨름 정말 한가락해서 기쁘다고 하셨다.

전출명령지에 이미 소대장 다 마친 장교에게 명. 수도방위사령부 보. 소대장 요원. 끝.

신고받으시는 대대장 박현진 중령, 연대장 정수성 대령이 신고 후 차담시간에 똑같이 하신 말씀이 함 중위 소대장 다 마친 중위에게 명. 소대장도 아니고 소대장 요원이라고 한 것을 보니 혹시 서울에 계엄선포되면 탱크 한대 배속받은 계엄소대장될지 모른다. 그런 일 없기를 바라지만 만약 탱크 배속받은 계엄소대장되면 하여튼 기갑이고, 보병이고 확실하게 초면에 소대장이 장악해 어떤 일이 있어도 모든 일반인 상대는 소대장만 한다. 탱크 주변에서 병사가 민간인 늑대 못하게 하라고 신신 당부하셨다. 예, 알겠습니다. 충성! 하고 전입신고하고, 시내는 데모에 최루탄 터진 후라 눈물 흘리면서 북한산 수방사 보충대에서 숙식하면 수방사 전입교육받았다.

6.29 선언으로 계엄 아닌 것이 확실하게 되어 키 175 이상은 30, 33,35단 군번 돌아가며 배치되고, 키 172 작가는 다른 숏다리 장교와 52,56,57사단을 군번순으로 돌려 56사단 신병교육대 인사장교 겸 화생방 교관이 되었다. 화생방 연구강의 마치고, 첫 수업을 하고 일직사령이 겹쳤다. 원래 하루 종일 강의한 교관은 근무조정해 다른 날 일직사령하는 것이 상식인데, 전입 와 근무 바꿀 친한 사람도 없어 그냥 섰다. 급양감독 위해 사병식당에 갔더니, 훈련병 600명 중 500명은 식사를 마쳤고, 100명이 남은 상태서 밥이 없었다.

나이 65세인 지금도 식당 가면 무조건 공깃밥 하나 더 먹는 대식가 함 중위 먹을 밥이 없다고? 북한말로 핀또가 돌았다. 취사병 선임 강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2년 휴학하고 입대한 752 취사 주특기 왕명현 병장을 취사장에 엎드려하고, 왕년에 23기 선배에게 맞은 분풀이를 그대로 왕 병장을 사쿠자루로 팼다. 한마디 말없이 취사병이 밥을 부족하게 한 것은 전쟁터 패장과 동급이다. 패장은 입이 있어도 말이 없다. 그냥 팼다. 한참 패니 내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힘들어 못 패면 중위가 병장에게 진다. 팔을 한 바퀴 풀고 똑같은 강도로 팼다. 한 20대 정도 더 패니 이실직고할 테니 조용한 곳으로 가시죠? 했다.

나머지 취사병에게 밥 못 먹은 100명 훈련병과 내 거 합해 101명분 라면을 준비한다. 라면 한 개에 계란 2개씩, 파 쏭쏭 충분하게 해서 급식시키고, 내 라면은 식판에 준비해 놓으라고 했다.

왕 병장이 안내한 1종 창고에 가니, 재산대장 1종이 400kg인데, 시물은 1톤이 남았다. 취사선임하사 정 상사와 급약대 1종 선탑자 김 중사가 짜고, 신교대 1톤 쌀 내린다고 하고, 재고 1톤이 있으니, 쌀을 싣고 오는 중간에 양곡도매상에 1톤 넘기고, 신교대에 1톤 잉여미가 있으니 납품검수 이상무 도장만 받아간다는 것이었다.

일직사령 부대일지, 순찰일지 결재받고 급양감독일지 결재받으면서 대대장님 차마 창피해 급양일지 기록 못했습니다만 하고 전날의 비하인드스토리를 말했다.

함 중위 어떻게 하면 좋겠어?

오늘 어차피 금요일이니, 불시 내무검사하시면서 전중대 창고, 대대본부는 무기창고 1종창고 다 개방하라고 하고, 1종창고 가시면 현황판과 실물쌀이 한 800-900kg 잉여미 발견하실 겁니다.

즉석에서 자술서 받으시고, 바로 연대장님께 지휘 보고 하고 연대징계위에서 파면 건의하십시오. 저런 인간 파면 안되면 함 중위 전출 보내셔야 합니다. 했다.

군량미 점검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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