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교시 수업

by 함문평

그 당시 우리 학교는 정규 수업 전에 새벽반 수업을 했다. 나중에 신문기자들이 0교시 수업이라고 명칭을 붙였는데 학원에 새벽반 수강증을 제출하지 않은 학생은 그냥 학교에서 새벽반 수업을 받는 셈이었다.


어차피 새벽 공부할 거 수학 가장 소문난 이길동 수학 새벽반에 등록했다.


새벽에 나가서 수업하고 학교 매점에서 라면이나 빵 우유로 저녁 먹고 야간 자습을 해야 했다.


우리 학교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당시는 무조건 명문대 많이 합격시킨 학교는 좋은 학교라는 시절이라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명문대 합격자 숫자 늘이는 것이 고교 교육의 전부였다.

북한의 샛별 보기 운동처럼 나는 새벽에 나가 밤 열 시에 집에 오는 개미 쳇바퀴 도는 생활을 하느라 연상의 여인이 집에 안 들어온 일자가 며칠이 지났는지는 모른다.


6월 우리 동네에 좀 잘 사는 집 정원에 장미꽃이 필 무렵 난리가 났다. 연상의 여인이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으로 서대문 경찰서에 수감 중이고 그 사항을 경주 부모님에게 연락해서 경주서 그녀의 아버지가 달려온 것이다.


그녀 아버지는 서대문 경찰서에 가서 다시는 딸이 이런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안 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딸을 데려왔다고 한다.


경주에서 완전 중심가도 아닌 변두리에서 철물점을 해서 겨우 살아가는데 언니가 버스 안내원해서 번 돈을 보태 너를 공부시키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이나 받지 데모 유인물이나 만들면 되겠냐?


공부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집으로 내려가자? 한 것을 우리 할아버지 한번 만나 뵙고 가자고 연상의 여인이 자기 아버지를 모시고 우리 방으로 온 것이다.


물론 학교에서 야간 자습을 하고 밤 10시 넘어서 집으로 오니 우리 할아버지와 그녀 아버지가 돼지고기 안주에 소주를 어르신 한잔 하시죠?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중에 할머니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는 여자 아버지는 바로 딸을 경주로 데리고 간다는 것을 할아버지가 경주 그 지방 도시서 얼마나 공부 잘했으면 여자가 명문 Y대를 갔겠냐? 그리고 이 늙은이도 솔직히 박대통령 3선 했으면 종필이에게 물려주거나 국민이 직접 투표해 대중이한테 지고 물러나는 것이 이 나라 제대로 발전 위해 좋지?


안 그러우 아우님?


예 저도 뭐 체육관에서 대통령 뽑는 거 맘에 안들지예?


그래 딸이 잘못한 게 아니고 바른말하는 학생들에게 재갈을 물리는 나라 판사 검사 경찰 놈들이 잘 못하고 있다고 봐. 이러다 아마 피바다 될 날이 올 거야. 4.19 같은 소리 하지 마라고 해. 장기 독재 더 끌고 가면 4.19보다 더 큰 피 흘리고 정신 차릴 날이 올 거야!


완전 재야인사 함석헌 같은 말씀을 함재석 옹이 하였다.


아이고 어르신 누가 신고 들어갈까 겁나네요.

신고? 이 늙은이 국가서 밥 먹여주면 좋지?

아이고 알았습니다. 어르신 말씀 대로 이 여식을 데모만 하지 말고 계속 공부하게 하겠습니다.


결국 우리 할아버지가 연상의 여인 경주행을 막아주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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