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칠세 부동석 또는 지남철

by 함문평


밤새 부어라 마셔라 하고는 새벽이 되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녀 아버지와 내가 한방 연상의 여인과 어머니가 한방 나누어 자고 오후 늦게 일어났다.

늦은 점심을 먹고 나에게 경주 구경을 시켜주었다.

동생 경주 처음이지?

아니요.

중학교 수학여행 와서 경주 불국사 토함산 구경했어요.

야 수학여행은 그게 여행이니? 너희들 여관방서 고스톱만 쳤지?

아니요. 우리 방에 20명이 잤는데 다 고스톱 치고 저는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일군 재산을 아버지가 도박으로 날려 너 화투 치기만 치면 손목아지를 잘라버린다는 어머니 말씀에 저만 고스톱 안쳐서 이ㅇㅇ 담임 선생님이 선생님 숙소로 저를 데리고 가서 선생님과 맥주 마셨어요.

와! 천연기념물이네!

연상의 여인 부모님과 나와 여인은 불국사 구경을 했다. 수학여행은 많은 인원이 빨리빨리 구경을 했는데 그날은 세월아 날 잡아먹어라 그런 마음으로 천천히 구경하고 여인이 친절하게 경주출신 자부심으로 설명을 했다.

구경을 마치고 밤이 되어 집에 오니 동갑내기 은행원이 저녁 준비를 다 해놓았다.

역시 이날도 식사를 하면서 나 여인 아버지는 소주 어머니와 동갑 여자는 맥주를 마셨다.

어느 정도 술이 된 상태서 함 군?

예?

자네 지금 다니는 학과 때려치우고 다시 공부해서 공군사관학교 진학해 빨강 머플러 될 수 없나?

왜요?

음 내가 공군에서 정비사로 일했는데 제일 부러운 사람이 조종사더라. 함 군이 공부 다시 해서 공군사관학교 가면 내가 우리 막내딸을 자네 짝으로 보내겠네! 하시는 거다.

나도 놀랐지만 그날 저녁 준비한 동갑 여자는 얼굴이 홍딩무가 되어 얼른 화장실로 숨었다.

옆에 있는 여상의 여자가 발끈해서 아빠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아니 아빠! 내가 영구를 안 것도 먼저고 부모님께 인사시킨 것도 내가 한 일인데 왜 영구가 빠이롯드 되면 막내 짝이야? 내 짝이 우선 아냐? 하는 거다.

나는 참 난감했다. 영계로 치면 동갑과 결혼하는 것이 좋은데 연상의 여인 말처럼 나를 먼저 안 것은 연상의 여인이 아닌가?

한참 후 밖에 나갔던 동갑내기 여자가 방에 들어오자 연상의 여인은 동생에게 협박의 말을 던졌다. 너 영구 학생이 빠이롯드 되어도 내가 다른 남자 생겨 시집가면 네 차지지만 아니면 기득권은 나에게 있는 거 알지?

졸지에 두 여자 사이에 장난감으로 전락해 더 이상 황남동 그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인사를 하고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하고 나는 그 집을 나와 택시를 타고 고모님 댁으로 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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