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공처럼

국영수에 목숨 걸던 시절

by 함문평

국영수에 목숨 걸고 공부할 때 성문 종합영어인지 영어왕도인지 오려진 예문에 석공 이야기가 있었다.


건축 현장에 3명의 석공이 돌을 쪼는 것을 보고 첫째 석공에게 물었다.


당신은 왜 이 일을 하냐고?

석공은 짜증이 왕창 밴 어투로 보면 몰라 벌어먹고 사느라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 석공에게 똑같이 물으니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일한다. 내가 일을 함으로 아내와 자식들과 행복하기 위해 일한다고 했다.


마지막 석공에게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대대손손 물려줄 대성전을 짓는 것에 동참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며 예술품을 만드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세 석공이 하는 일은 각자 일하는 구역만 다르지 똑같은 석재로 하는 일인데 일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


국영수 본고사에 목숨 걸고 공부할 때는 시험에 이 지문이 나오기만 간절히 바라고 공부했다.


40년이 훌쩍 넘어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글이 발견되었다. 시험공부가 아닌 내가 석공이 아닌 작가로서의 자세가 세 석공 중에 어디에 속할까?


이 시간부터 지향은 셋째 석공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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