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디자이너 선우공주 (2)

내 조카 선우공주

by 함문평

제갈미정은 강림중학교를 졸업하고 강릉여자고등학교에 합격했으나 부모님이 여자가 멀리 가서 공부하면 학비도 학비지만 생활비가 많이 든다고 횡성여자고등학교를 보냈다.

그 시절은 원주여자고등학교와 강릉여자고등학교는 뺑뺑이가 아니고

학교별 시험이었다.


강릉여자고등학교는 멀리 울진 삼척 영덕 영해서도 공부 잘하는 여학생이 7번 국도를 따라 올라와 시험을 보고 내려갔다.


강릉여자고등학교에 합격하고도 부모, 조부모 반대에 횡성여고에 간 미정은 공부는 대충 하고 그림에 심취했다.


특별활동도 미술부에 들어가 그림을 그렸다. 오죽헌에서 열리는 전국 고등학생 사생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학교는 경사였지만 미정은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강릉여자고등학교 합격하고도 횡성여고에 보낸 부모가 대학교 미술대학 역시 합격해도 보내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그런 상을 타고도 반갑지 않았다.


언니 제갈미숙은 원주여자고등학교에 다니고 미정은 횡성여자고등학교에 다녔기에 원주여자고등학교 앞에 방을 하나 얻어서 언니와 자취를 했다.


당연히 학교가 가까운 언니는 늦게 일어났고 미정이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밥과 도시락을 싸고 아침을 먹고 횡성여고 가는 버스를 타고 등교하고 나면 언니 미숙은 동생이 해놓은 밥으로 도시락을 싸고 밥을 먹고 등교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횡성 여고에서 원주 자취방으로 가는 중에 시내버스에 다섯 살 꼬마가 혼자 울고 있었다. 엄마가 정신이 없었는지 아들을 버스에 두고 혼자 내린 것을 한참 지나서 알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미정은 그 꼬마를 원주문화방송에 데리고 갔다. 방송국에 자신의 신분 횡성여자고등학교 2학년 1반 제갈미정임을 밝히고 횡성여고에서 원주방향으로 오는 버스에서 어린이 혼자 울고 있어 방송으로 미아 찾게 하려고 데리고 왔다고 했다. 원주문화방송에서 라디오 바송도 하고 원주 시내 전 경찰서와 파출소에 전파하였다.


방송국과 경찰 덕분에 어린이 엄마가 아들을 찾게 해서 제갈미정은 원주횡성 지역에 소문난 선행 여학생 갈미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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