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디자이너 선우공주 (11)
내 조카 선우공주
북 디자이너 선우공주 (11)
왕방산 여기서 내려봐 커다란 군부대 보이고 국도 건너편 비행장 보여?
예.
군부대는 너 태어나기 4년 전까지 네 아빠 선우재길 중사가 근무한 부대다.
엄마는 횡성에서 강림초, 강림중, 횡성여고 나왔다는데 여기 포천 군인을 어떻게 만났어요?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 못 들었어?
몰라요. 엄마나 아빠는 공부해라 잔소리만 했지 엄마, 아빠 과거 인생사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음, 그랬구나.
네 엄마 미정이랑 미숙이가 한 살 차이라 엄청 싸우면서 컸는데, 집에서 싸우는 거 말고 학교서는 공부도 서로 안 지려고 악착같이 했어.
국어 산수 사희 자연은 둘 다 수인데
미숙이는 음악을 잘하고 미술을 못했고 네 엄마는 음악을 못하고 미술을 잘했다.
언니 미숙이가 원주여자고등학교에 합격하자 네 엄마는 원주여고 보다 더 센 곳 간다고 강릉여자고등학교에 합격을 팼다. 집안이 완전 나리가 났었다. 여자가 집 가까이서 공부하고 졸업해 시집이나 가면 되지 태백산맥을 넘어 강릉여고 보낼 수 없다고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다 반대하여 합격하고 등록 못해 예비 합격자 1번이 추가 합격했다.
원주여고는 사람들이 와 공부 잘하네? 했지만 횡성여자고등학교 디닌 다고 하면 그런 소릴 안 했거든 그런 상태면 우리 공주는 어떻게 했을까?
뭐 공부는 대충 하고 놀죠?
방고!
그래야 하는데 네 엄마 미정이는 강릉여고 합격하고도 못 간 분이 안 풀려 마음의 문을 꼭 닫고 지냈다. 공부는 시험 범위 정해지면 벼락치기 공부를 했고 나머지는 학생잡지, 신문, 소설책, 역사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학교에서 <국군장병 아저씨께> 위문편지를 썼는데 보통은 이병, 일병, 상병, 병장까지만 순서대로 나누어주는데 미정이 편지를 선우제갈 중사가 읽고 횡성여고로 답장을 보낸 거야. 횡성여고 미정이 반은 난리가 난 거야.
편지 내용이 충격이었거는 창피해서 강릉여고 합격하고도 등록금을 못내 횡성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것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그 편지에 답장을 했고 또 편지가 오고 그러다 졸업식 전날 졸업축하 꽃다발을 장비 100송이로 만들어 강림외가댁으로 네 아빠가 왔다.
공주 네가 외할머니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맙다고 했겠죠?
그런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증조부까지 호통을 친 거야. 하라는 공부는 연애편지질이나 했다고 그러니 강림중학교 1등 졸업이면 원주여고서도 등수 안에 들 텐데 연애편지로 횡성여고 명문도 아닌 학교서 상장 하나 못 받고 졸업하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