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과 재수 삼수 시절까지는 점수 1점 더 받으려고 아옹다옹해서 대학생이 되었다.
교양국어 교수님이 교양국어 책 산 사람 손들어? 하니 수강생은 120명인데, 손을 든 사람은 나를 포함해 7명이었다.
7명의 이름을 출석부 옆에 표시하셨다.
교수님 하시는 말씀이 7명을 출석부에 표시한 이유는 여러분 113명은 교양국어 책을 휴대하지 않고 강의실에 왔고 7명은 교재를 들고 강의실에 왔는데, 더 구분하자면 7명 중 교재를 읽어본 사람 안 읽은 사람, 읽어도 맨뒤 출판사가 어디인지, 값은 얼마나 하는지까지 읽은 사람과 오늘 10페이지 정도 나가겠지 하고 거기까지만 읽은 사람 나눌 수 있지만 일단 7명이면 113명과 같을까요, 다를까요? 하니
달라요를 합창했다.
7명을 대놓고 A학점을 줄 수는 없는데 채점을 다 마치고 문교부 이 멍청한 놈들이 지침을 내려 뭐 졸업정원제 한다고 A는 몇 % D 몇% C 50% 정한 대로 학점을 안 주면 교수 재임용 탈락시킨다고 하니 나도 내 아내, 딸, 아들까지 발가락 40개 굶지 않게 하기 위해 구분하는데 선상에 걸리면 7명을 앞 구간 학점을 부여할 것입니다.
이의 없죠?
예~~
교재를 없이 수업을 온 사람이 다수파니 민주주의 원칙에 의해 교재 없이 수업합니다.
그렇다고 대충 듣거나 졸면 안 됩니다.
중간고사에 4문제가 출제될 것인데 1번 문제는 오늘 수업 내용서 나을것입니다리고 했다.
그러시고는 교수님이 칠판에 격(格), 장(場)을 크게 쓰고 이것을 구분하여 설명할 수 있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해다.
백 명이 넘는 학생 중에 다들 눈치만 보지 손 드는 사람이 없었다.
가경 선생 덕분에 한글 보다 천자문을 먼저 배운 나이기에 속으로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하고 손을 들었다.
앞은 격이고 뒤는 장입니다. 음이 격이고 장인데, 여기 학생들이 알아듣게 설명할 수 있나요?
예, 격은 개인의 인격을 말하고 뒤 장은 장소입니다. 뒤 장은 수시로 변하는 것이고 앞 격은 개인의 인격이기에 국가나 어떤 압력으로도 눌러서도 안되고 누른다고 기죽어 서도 안 되는 인권의 자격입니다.
뒤 장은 장소기에 내가 학교에서의 행동 문상 가서 상갓집에서의 행동, 친구 결혼식 장소에서의 행동 장소에 맞게 처신해야 합니다라고 했더니 교수님이 칠판에 커다란 원을 그리셨다.
교수님이 이 학교는 이번 학기가 마지막 수업인데, 이 학교에서 처음 부임해서 오늘까지 매년 3월 개학을 하면 던진 질문인데, 지금 함 군이 정말로 기막히게 배우는 학생, 배울 준비가 된 학생이라고 칭찬을 하셨다.
그분은 딱 ROTC군번으로 20년 선배였다. 원래는 재수, 삼수를 안 하고 대학을 갔으면 2기였는데, 3수를 해서 4기가 되었다.
이 숫자에 18을 더하면 육사 기수 같은 학번이라고 하셨다. 대구에 있는 고등학교 출신이라 고교동창회에 갔더니 육사 20기, 21, 22 ROTC 2, 3,4기가 혼재했는데 거기서도 고교 동기끼리 거스경례를 주고받아서, 야 여기가 문무 대냐? 육사냐? 아니야 고등학교 동창회 나왔으면 고등학교 동창의 언행을 해야지 이게 뭐냐? 했더니 오히려 왜 군대 선임자는 영원한 선임이라고 동창이지만 거수경례 하는 것을 보고 그냥 나온 이후 그 수업하는 순가까지 안 나가고 회비만 낸다고 하셨다.
그 학기 수업을 마치고 대구 모 대학으로 전근하셨다
나도 중학동창회 처음 나간 날 육사 40,41,42, ROTC 22,23,24기가 똑같이 그렇게 거수경례를 하기에 교수님 어록을 내 말처럼 했다.
그날 내가 총무로 선출되어 7년이 흘렀다. 나보다 군번 빠른 동창은 안 나온다.
그러거나 말거나 동창회는 굴러간다. 아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