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말은 참 쉽다만

by 함문평

군대생활 21년 3개월 하는 동안 가장 밉상이 몸으로 하는 사람 생각 안 하고 책상머리서 지도만 보고 지시하는 상관이 참 미웠다.


사회에 나오면 그런 미운 놈 안 볼 줄 알았다. 일터에 가면 공사과장, 안전과장, 현장소장들 말은 쉽다. 안전사고 내지 말라고, 다치지 마라고.


말로만 안전제일 구호나 외치고 온 천지 벽이란 벽 사방팔방에 써붙이면 안전사고가 줄어드나?

포스터, 현수막 많이 하는 것이 공산주의 선전선동 요강에 나오는 것인데 언제부터인가 이 나라도 현수막 천국, 포스터 천국이 되었다.


안전! 부착물 요란하게 할 것이 아니라 안전사고 발생원인이 원청, 하청, 또 하청, 다시 하청, 그리고 하청, 따블 하청, 따따블 하청에 뭔 예산을 얼마나 절감한다고 공기 단축 염병을 하는데, 시멘트라는 것은 굳을 시간이 지나야 굳고, 연탄 피우고 기름난로로 온도 맞추는 것은 과학적으로 이미 그 동일한 강도가 안 된다는 연구가 선진국이나 중진국이나 다 알면서도 그 짓을 하고 있다.


거기에 요즘은 철근까지 빼돌려 삥당을 하니 안전사고 안 나는 것이 이상한 수준이 되었다.


나이도 들고 영화 <서울의 봄> 인기에 덩달아 소설 <백서>가 좀 나가는 편이라 그런 현장 안 나가는데 뉴스에 현장 붕괴 뜰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더 한심한 것은 과학기술자문회의 그런 게 있는 줄 뉴스 보고 알았는데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면서 연구개발비 예산을 줄이는 인간들이 인간인가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요한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