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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가 구국의 결단(2)

by 함문평

1979년 12월 12일 흑석동 지금은 중앙대학교 병원이 들어서서 나의 모교가 도곡동으로 이전했다. 우리 공부 시절은 84번 종점 바로 앞에 남자 고등학교가 있었고 여자고등학교는 연못시장 입구를 지나 한일은행인가 다른 은행에 합병된 은행을 지나 언덕길을 올라가야 했다.


그날 요즘 흥행 대박을 누리고 있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은 집이 한남동이라 총소리를 직접 들었고 고등학생이 장갑차도 봤으니 얼마나 놀랐고 충격이겠는가?


나는 이과반이라 수학 2가 본고사에서 중요하기에 수강표를 담임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5교시 수업만 마치고 84번 버스를 타고 종로 2가 학원에서 수학 1 하면 이길동 수학 2 하면 황승기 하던 황승기 수업을 맨 앞자리에서 수강했다.


수업을 마치고 84번을 타고 흑석동으로 오는데 서울역부터 버스가 진행할 수 없었다.


기사님이 죄송하다고 돈통을 열고 일반인은 토큰을 학생은 회수권을 나누어주고 통행금지 전에 부지런히 걸어 집에 들어가라고 했다.


어른들은 씨발 저 발 쌍소리를 욕을 하고 영문도 모르고 서울역서 삼각지와 용산을 거쳐 한강다리를 건너 흑석동에 가니 밤 12시 통금시간이 지났다.


장손이 집에 올 시간이 되었는데 안 오니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 84번 종점에 와 계셨다.


발에 물집이 잡혀 쩔뚝거리는 손자의 책가방을 받아 들고 집으로 올라가면 나라가 무슨 변고인지는 모르지만 내일 복덕방 가면 틀림없이 뭔 이야기가 들릴 거라고 하셨다.


정말 다음날에 손자는 할아버지 말씀을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


그 이야기는 영화 <서울의 봄> 줄거리와 같다.


그런데도 뭐 12.12가 구국의 결단이라는 소리를 하는 인간들은 우리 할아버지 표현으로 아가리를 낫으로 꽉! 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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