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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막걸리

by 함문평

지평막걸리만 마시는 이유

우리 할아버지가 횡성서 소를 팔아 안흥면장, 강림출장소장, 서울 대방 2 동장에게 당시 면서기 월급이 월 8천~9천 시절에 2~3만 원의 봉투를 주고 서울로 전학을 시켰다.


할아버지는 장손 잘되라고 큰 물에서 놀라고 전학을 시켰지만 장손은 정말 힘든 학교생활 졸업 후에도 5년 다닌 곳은 졸업장이 없어 무시당하고 졸업장 받은 곳은 지들은 6년 근인데 넌 1년 근이야 까불지 마~~ 짜쌰~소리에 30년 동안 동창회를 안 나갔다.


동창회 나가서 음주가무 즐기는 대신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이 말한 이쪽도 저쪽도 끼지 못하는 경계인 또는 주변인으로 불리는 사람의 외로움을 커다란 노트에 생각나는 대로 닥치는 대로 습작을 했습니다.


1982년부터 1990년까지는 온천지 신춘문예마다 다 응모했는데 당선시켜 준 곳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학시절 문예반 지도해 주신 국어선생님이 우리 문예반에서 이다음 언제일지는 몰라도 시인이나 소설가가 탄생할 것을 나는 믿는다.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려는 사람은 나는 대한민국 시인(작가)이다. 그러므로 그 책임의 중대함을 자각하며 정의와 불의가 공존할 때는 정의의 글을 쓴다.

강자와 약자의 중간에 있을 때는 약자를 옹호하는 글을 쓴다. 여당과 야당이 싸울 때는 야당의 의견을 51% 여당의 의견을 49% 반영한 글을 쓴다.


시인이나 작가는 군인이 비가 와도 군인 눈이 와도 군인이듯이 작가나 시인도 비가 와도 쓰고 눈이 와도 쓴다.


부모형제 친구 애인 아내가 칭찬을 해도 쓰고 이게 글이라고 비난해도 쓴다. 쓸 때는 신 내린 무당이 3박 4일 굶고 작두 위에서 칼춤을 추듯이 쓴다. 신춘문예든 문학잡지든 당선을 바라거든 인디언 기우제처럼 비 올 때까지 기우제 지내고 비 오면 기도의 정성이 비를 내린 것으로 믿고 또 추을 추며 음주가무를 즐기듯이 당선된 날은 음주가무를 즐기고 시간 날 때 나의 무덤에 지평막귈리 한잔을 부어다오 하셨다.


호기심 천국 함문평이 왜 장수 막걸리가 아니고 지평이냐고 질문하니 선생님이 6.25 때 지평전투에서 거의 다 죽었는데 살아남은 몇 안 되는 一人이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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