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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서울의 봄>

by 함문평

처음에 작가만 되면 글만 쓰면 저절로 인세가 들어오는 줄 알았다.

선배 문인이고 시인인 초등 동창이 말했다.

출판사에서 인세 받을 만큼 책이 나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모르지 책을 내 본 적이 없는데?


시집이고 수필집이고 책낸다는 감격과 출판하는 날 지인들이 축하한다고 격려해 준 거 이외로 출판사에서 책이 서점에 깔리고 그 책이 초기 마케팅 비용 공제하고 작가에게 인세 지급할 정도 되려면 책영업 잘해야 한다고 했다.


정말 그랬다. 초등, 중학, 고교, 대학, 군대까지 총동원했다.


출판한 달과 다음 달 어느 정도 나가고는 책이 출판사 창고에 보관비만 따박 따박 전기세 고지서처럼 나왔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영화 서울의 봄이 500만 돌파시점에 돌직구 메일이 왔다.


김성수 감독 찐 팬인데요, 영화에 나오는 대사가 작가님 책에 똑같이 나오는데 혹시 영화 대본 참고하셨나요?


표현은 조심스럽게 참고라고 했지 직역하자면 함 작가 김 감독 서울의 봄 표절했지?를 쓰리쿠션으로 우아한 표현을 하였다.


남자 같으면 돌직구 날렸을 텐데 여자로 보여 슬라이더를 던졌다.


아예 관심 댓글 감사합니다. 영화는 2023년 11월 22일 개봉했고요, <백서> 보셨다면 출판일이 2023년 1월 10일입니다.


영화촬영 기간을 고려해도 책이 1월 10일 나오려면 최소 출판사에 원고메일 6개월 전에 갔겠죠?


그러니 누가 누구 것을 참고한 것이 아니고 김 감독은 감독의 눈으로 1979년 12.12를 영화문법으로 만든 것이고 함문평은 소설가니 소설문법을 12.12를 <기미정난> 소설로 지은 것입니다.


참고로 김성수 감독은 문과반이고 저는 이과반이라 얼굴은 알지만 서로 이름도 모르는 사이입니다.


그는 한남동 잘 사는 동네라서 <은수저> 정도로 살았고 전 흑석동 고교와 중앙대 사이 골목 담장 끝나는 집 금광약국 약사님이 언니였던 여동생 집에 전세 30만 원에 방 하나 부엌 하나라 수저로 치면 흑수저도 아닌 <무수저> 출신입니다. 43년 만에 모교 방문하니 학교는 없어져 대학병원이 되었고 나의 고교 3년 보낸 집은 중앙대가 터를 사서 교수 연구실을 만들었더군요.


우리는 선입관에 잘 나가는 사람 있으면 꼭 그걸 따라 한다고 착각을 하는데 작가의 作이 짓는다라서 누구 것을 베끼면 작가가 아닙니다라고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즐겁다. 서울의 봄 덕분에 이해가 바뀌면 출판사에서 재판 계약이 올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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