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딸 두 여인과 내가 같이 신 내린 무당에게 딸의 생년월일시와 남자 친구의 사주를 놓고 향불을 피우고 방울을 흔들고 깃발을 휘둘렀다.
TV프로에 서장훈과 이수근이 도사로 분장해 거기 상담 오는 사람을 세상은 21세기인데 19세기 촌년 놈이라고 비아냥거렸는데 막상 내 딸과 예비 사위가 궁합이 나쁘다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신내림 받은 중학동창어게 부탁한 것을 아내가 어떻게 알고 조작 궁합이라고 거부해서 다른 철학관을 셋이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말 같은 소릴 하세요?
왜?
그동안 우리 가정이 안 깨지고 살아온 것이 궁합이 좋아서라고 생각해?
그럼?
궁합이 아니고 내가. MBTI유형 INTP거든. 내 성격유형이 INTP인 줄 진작 알았으면 당신하고 결혼 안 했어.
총각 시절 9년 동안 신춘문예 응모하다 떨어져 결혼 후에 원고지서 밥이 나오냐 쌀이 나오냐? 해서 글 쓰는 거 중단하고 발가락 40개 먹여 살리느라 아니꼽고 더러운 거 참고 지냈는데 궁합 좋아도 성격 지구인 중 3.3% INTP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기 위해 집필실서 여기 안 온다.
이유는 청공보다 한 끗 높은 천공공일 거사가 시중 철학관 궁합은 궁합도 아니라고 무시하고 결혼하라는데 모친이 발목 잡으니 나도 궁합이 별거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집에 안 온다 그리 알고 당신 전화번호는 수신거부할 테니 할 말 있으면 딸을 통해 카톡 보내면 카톡으로 답한다고 했다.
왜 전화를 안 하는데?
북극성 아래 딸의 마고할머니가 함 작가에게 계시하기를 당분간 딸의 혼처가 정해질 때까지 묵언수행을 하라고 했다고 하고 집을 나왔다.
딸이 카톡 문자가 왔다.
(문) 엄마가 왜 이 남자가 천생연분인지 알려달래.
(답) 모친은 딸이 의사나 판사 검사 남편 만나기를 바라는 모양인데 그런 곳에 시집보내면 명절 이외는 딸 구경 힘들어 하지만 지금 사귀는 남자와 결혼하면 언제나 모친 전화 한 통이면 달려온다.
(문) ㅇㅇ 시장이 좋은 혼처 소개해준다고 부잣집이라는데?
(답) 금이야 옥이야 키우고 33세에 CFO 된 딸을 부잣집 밥순이 시키고 싶어. 그런 집 시집가면 CFO당장 그만두고 전업주부 하고 천박하게 돈만 많이 번 놈은 작가 알기를 우습게 안다니까. 그런 곳에 사돈 맺을래 사위가 자기 부모에게 장인이 작가입니다. 네이버, 다음, 구글에 함문평 치면 엄청 떠요 하는 곳에 사돈 하는 거 어디가 좋을까?
장문의 카톡 답장을 보내니 그다음 연락이 없었다.
요즘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한 사람 많지만 난 중학교 고등학교 6년을 묵언수행한 사람이다.
중1 우리 반 반장이 스승의 날 선물비를 500원 걷자는 것을 100원을 걷자고 했다. 반장은 노량진 경찰서장 아들이었는데 잘 사는 집은 500원 우습지만 당시 콩나물 50원어치 사면 할머니. 할아버지 나 콩나물 국 아침 먹고 남은 콩나물 무침으로 도시락 반찬할 돈 가치가 있었다.
결국 반장이 투표로 결정했는데 500원과 100원 투표 결과 56:4였다. 아주 잘 사는 집의 소득이 노량진 경찰서장 노루표페인트 사장 OB맥주 부장 아들 ㅇㅇ교회 목사 아들 빼고는 다 함문평 100원의 깐부였다.
그일로 경찰서장 아들과 나는 중고 6년 동안 골때리게 같은 반으로 공부해도 서로 말 한마디 안 걸고 묵언수행했다.
최근에도 ROTC동기가 밴드 개설자인데 자기와 정치적 견해 다른 글을 올렸다고 작자에게 문의도 없이 직권 삭제했다.
고뤠?
난 그를 전화번호 수신 차단을 걸었다. 건들지 마 나 INTP거든.
딸의 모친 나를 궁합이 좋아 지금까지 산 것으로 착각하는 그녀 버르장머리를 고칠 것이다. 참고로 버르장머리는 고인이 되신 김영삼 대통령의 어록이다.
버르장머리 고친 것은 딸과 아들이 말을 배우고 반찬이 맘에 안든다고 밥 안 먹어~ 하길래 딸도 7끼 아들도 7끼를 굶겼다. 그후 딸 33세 아들 29세가 되도록 모친에게 밥투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