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군인 아빠를 따라 전국을 떠돌다 보니 선우영미는 5학년이지만 학교는 여섯 번째였다. 행정공무원이 어머 이 학생은 5학년이 학교는 여섯이네요? 하는 말에 크산티페는 능청스럽게 애 아빠가 정보장교라 보통 보병보다는 전출이 많라요 했다. 전학할 때마다 그 학교 일짱을 누르거나 일짱에게 캐릭터 공책 캐릭터 지우개 잠자리표 연필을 주고 환심을 사든가 해야 한다.
환심 사는 것에 여섯 번의 전학으로 한계를 느낀 영미가 검도를 배우게 해달라고 했다. 독고 크산티페는 여자가 무슨 검도냐고 했고 선우도 했는 검도 배우려면 영찬이랑 같이 배워 기본기 익히면 둘이 대련도 하고 심판은 아빠가 봐줄게.
아빠가 검도 심판규정을 알아요?
그럼 이 아빠 선우도 해로 말할 것 같으면 서울 성남중학교 검도부 주장으로 전국체전에 나가 중등부 개인전 우승, 단체전 우승을 해서 트로피가 지금도 성남중고등학교 현관에 가면 한쪽은 야구 트로피 한쪽은 검도 트로피가 유리관에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다.
와아~
양주 파랑새 검도관에 선우영미, 영찬이 등록했다. 관사 뒤뜰에 부대 폐타이어 2개로 대항군 허수아비를 만들었다. 남매는 도장에서 배운 동장을 폐타이어를 상대로 연습했다. 관장은 남매의 실력을 칭찬해 주었다. 소문이 가납초등학교에 퍼졌다.
그 소문을 증명한 사건이 발생했다. 5학년 남학생이 청소 안 하고 영미에게 장난을 걸었다. 영미가 들고 있던 마대 걸레 수술을 빼고 자루로 머리 한대 손목 한대 쳤는데 골절이 되었다.
담임 선생님은 양호 선생을 부르고 양호선생이 가래비정형외과로 가서 깁스를 했다.
독고 크산티페는 과일바구니를 장만하고 봉투에 신사임당 네 장을 담아 영미를 앞세우고 손이 부러진 학생 집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