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찬 알림장에 영찬 어머니 학교 다녀가라는 내용이 있어 독고선미(크산티페)는 영찬을 불러 너 학교서 무슨 잘못했냐고 물으니 애들이 교실 금붕어를 낚시로 잡았다 풀어주고 다시 잡고 반복을 해서 네 마리를 모두 학교 뒷동산에 묻어주고 나무십자가를 세워주었다고 했다.
독고선미는 검은색 투피스를 꺼냈다.
명동에서 선우도 해 눈총을 받으면서 구입한 디올 핸드 백을 걸쳤다.
김건희가 최재형에게 받았다는 파우치 말고 대위 봉급 몇 달 치에 해당하는 명품 백이었다.
명품을 걸친 여자를 된장녀로 불렀는데, 된장녀가 마누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쥐꼬리만 한 군인봉급으로 이 만큼 살림하고 서울에 아파트 38평 마련한 여자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라고 악이 바치는 목소리로 대들었다. 남매는 어느 편도 들지 못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빨리 전쟁이 끝나기만 기다렸다.
금색 줄이 치렁치렁한 디올 백을 옆으로 매고 교문을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갔다.
마치 시골학교 엄마들 중에 디올 백 있는 여자 있으면 나와 봐 하듯이 도도하게 들어갔다.
교무실 문을 열고 1학년 2반 담임을 찾았다. 수업 중이라고 송미정 선생님 앞자리 선생님이 송 선생 책상 옆에 간이 의자를 내주면서 앉게 했다.
수업 마치는 종소리가 나고 송 선생님이 교실로 왔다.
선생님, 선우영찬 엄마입니다.
아이고 오시라고 해서 죄송해요. 제가 관사로 방문하려고 하니 위병소에서 출입 기록을 쓰라고 해서 그냥 왔어요.
그런 흔적으로 오해받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어머니를 학교로 이시게 했습니다.
영찬이가 문제아인가요?
문제아가 아니고 너무 영재입니다. 처음에는 몰라서 못하는 줄 알았는데 국어는 어린애가 한자성어도 할아버지 할머니 수준으로 알고, 수학은 5학년 누나 영미를 훈수 들더라고요. 반대로 미술, 음악, 체육은 배 째라입니다.
한국교육제도에 안 맞는 아이니까 여건 되면 북유럽이나 캐나다로 유학 보내세요?
유학 보낼 돈 있으면 촌구석 군인관사에 살겠어요?
어제는 금붕어를 네 마리를 학교 뒷동산에 생매장을 했어요. 그런데 나무십자가를 만들어준 것을 보면 생명경시나 잔인한 학생은 아니고 이거 담임이 혼란스러워 지도할 수 없어요.
제가 금붕어와 수초와 먹이 한 봉은 사 왔어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선생님반 아이들이 선생님 안 거시면 금붕어 나무젓가락으로 머리 때리고 낚시로 잡고 풀어주고 또 잡고 해서 금붕어 아가리가 찢어진 거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