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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 19

by 함문평

편지를 받고 선미도 답장을 썼다.


보고 싶은 도해씨

편지를 읽으면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몰라요. 아빠 친목계원 중에 중령으로 예편한 분이 있는데, 군인에게 시집보내려는 사람은 도시락 싸들고 가서 말린다는 분이 있는데 그분이 우리 집에서 친목계 하는 날 빠지셨다고 해요. 있었으면 말렸는데 이미 결혼식 날을 받았다기에 말리지 못한 거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전 이미 도해 씨의 아내가 되려고 마음먹었고 결혼식 내년 5월 5일이 길일이면 좋고 아니더라도 딸 아들 때어나면 어린이날 축하해 주고 우리 결혼기념일 즐기면 좋잖아요.

가재 잡고 도랑치고 일거양득이라 생각합니다. 철책에서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철수해서 만나요.

1990. 9. 29.

독고선미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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