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3

by 함문평

딸과 아들은 내가 크산티페와 이혼하고 외가 식구들이 혹시라도 폰을 볼까 봐 아빠라는 명칭 대신 은사님으로 저장했다.


매월 25일이 들어있는 주 토요일은 시간을 비워두고 함 씨끼리 모임을 했다. 그날 양육비를 70만 원이든 80만 원이든 형편대로 딸에게 주면 딸이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영화 한 편을 보고 주변 맛집에서 식사를 했고 호사스럽게 스벅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근황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딸은 서울 모 대학 경영학과에 합격했지만 등록을 포기했다. 아들은 최종학력이 중학교 2학년 중퇴라 고입검정고시, 대입검정고시를 일 년에 다 합격을 했다고 자랑을 했다.


부천에 있는 검정고시 학원에서 공부를 했는데 나이 든 어른들 수학 방정식을 가르쳐주면 고맙다고 빵도 사주고 커피도 사주어 낮 시간을 즐겁게 보낸다고 했다.


대입검정고시 합격을 하고 군대를 먼저 마치고 대학을 가겠다고 했다. 현재는 누나 직급이 낮아서 대학에 합격을 해도 학비조달이 힘들겠다고 하여 군대를 먼저 마치는 동안 누나가 직급이 오르면 매월 얼마 씩 저축을 할 거라고 했다.


아비로 자식들에게 해준 것도 없어 미안하다고 했다. 아니에요. 가정 파탄 난 것이. 아빠 100% 책임으로 엄마에게 들었는데, 누나가 설명해 줘서 엄마 책임이 더 큰 거 알았어요. 아빠 너무 돈 욕심 내지 말고 건강 챙기세요라는 아들 말에 울컥 눈물이 났다. 스벅 직원에게 화장실 비번을 물어 화장실에서 한참 울고 세수를 하고 물기를 닦고 자리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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