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10

by 함문평

딸은 공부할 시기에 가정이 풍비박산이 되었지만 스스로 노력해서 직장일을 하면서 대학 경영학 학사가 되었다.


고졸로 설움 받고 남모르는 눈물을 얼마나 흘렸는지는 딸만 알지만 내 주변 중학동창 고교 동창이면서 고졸로 직장 생활해 온 친구의 눈물을 알기에 딸도 그 정도거나 그 이상 눈물 흘린 것을 짐작했다.


은사님 술 한잔 하실래요? 문자가 왔다.


어디서 만날까?


시흥사거리로 올래?


장소는?


명태어장에서 봐.


명태조림을 놓고 소주를 마셨다.


엄마는 나보고 의사나 법조인을 만나라고 하는데 우리 집 형편에 그런 남자 만날 기회가 오겠어?


크산티페는 아직도 의사나 판사, 검사, 변호사 타령이니?


세상은 21세기야. 의사, 법조인이 20세기는 좋은 신랑감인데 21세기는 과학자, 과학자 중에서도 인공지능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좋은 신랑감이다.


은사님이 인공지능을 알아?

작가는 전지전능한 신은 아니지만 신이 될 수 있다는 착각에 사는 사람이야.


사실은 내가 이직하기 전 직장에서 개발을 하는 남자인데 아빠가 먼저 보고 이 남자 계속 만나고 결혼해도 될 사람인지 봐줄래요?


야, 나 무당도 철학관 도사도 아니야?


그래도 엄마에게 보였다가 단칼에 거절당하기보다 아빠가 먼저 보면 안 돼?


알았다.


딸이 소개한 남자는 딸이 현재 직장으로 오기 전 직장의 동료였다. 딸은 경영지원 본부 소속이고 남자는 개발팀 개발 중간관리자였다.


어디 가나 중간이 늘 고생하고 처신하기 힘들다.

막내급이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고 팀장급이면 지시를 하면 되는데 중간은 위도 눈치를 보고 아래도 과부하 걸리는 것인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한다.


크산티페는 궁합을 따지고 신내림받은 무당에게 묻기를 좋아했다. 나는 기본적인 생각이 모든 종교는 동등하다는 주의다.


지금은 돌아가셔서 그분 강의를 들을 수 없지만 성서신학자 차원봉 교수가 어느 강연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말을 하면 대한민국 기성교단 성결교, 감리교, 장로교에서 돌로 쳐 죽일 놈이라고 하겠지만 이 세상 모든 종교는 대등합니다.


종교의 근본은 인간이 나약해서 두려움 때문에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딸이 좋아하는 남자 이름은 김종성이었다. 프로그램 개발자로 실력이 있어서 현재 근무하는 회사 일을 하면서 주말에는 외주를 받아 개발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남자에게 물었다. 자네는 우리 딸이 어디가 좋은가?

예.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합니다.

딸은 남자 어디가 좋아?

그냥 보기만 해도 좋아 헜다.

그래. 둘이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면 혹시 양가 부모 중에 누가 반대해도 설득할 수 있겠어?

예.

그래. 그럼 나는 둘 허락하는데, 크산티페와 남자 부모님 설득할 준비 잘해라고 말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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