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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계절. 15

4.13 호헌조치와 우리의 자세

by 함문평

요즘 젊은 사람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오래전부터 직접투표를 해온 줄 아는 사람도 있다.


영화 <서울의 봄> 시기부터 1987년 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종신 통치자가 되는 유신헌법에 의해 대의원들이 장충체육관에서 투표를 했다.


체육관에서 대통령 뽑는 나라가 몇이나 된다고 그걸 전 세계 언론에 뉴스로 타전했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남사스러워 해외 방송은 금지시켰을 것이다.


박종철 학생이 탁! 하고 치니까 억! 하고 죽었다는 네 컷 만화가 세상을 분노하게 했다.


국민들은 장충체육관 출신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선거로 뽑는 대통령을 원하는 거 뻔히 알면서 뻔뻔함의 대명사 전두환은 <4.13 조치>를 단행하면서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했다.


그날 중학동창 은묵은 신학대학교 2학년 마치고 군대에서 병장으로 고뇌에 찬 결단 정신교육을 받았다.


범모는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학생회장으로 데모를 하다가 원주경찰서 유치장에 있으면 지학순 주교님이 오셔서 원주경찰서장에게 당신이 대신 유치장에 있을 테니 범모는 풀어주라고 해서 대신 유치장에 계셨다.


주교님을 계속 유치장에 있게 할 수는 없었다. 신문기자들이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면 풀어주었다.


문평은 소대장으로 <4.13 조치와 우리의 다짐>을 맘에는 없지만 혼신을 다해 교육했다.


교육을 마치고 토론시간이 되었다. 안 모 상병이 손을 들었다. 소대장님 오늘 교육 진심이냐고 물었다.


군대에 진심은 없다. 상부에서 명령이 내려오는 대로 하는 것이 군대교육이라고 했다.


그해 4월부터 6월 29일까지는 데모의 연속이었다. 혹시 계엄이 선포될지 모른다는 유언비어가 난무했고 군대서는 충정훈련이라 이름 지어진 데모진압훈련은 했으나 6.29 선언으로 계엄선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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