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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계절
야만의 계절. 60
상남자였던 할아버지
by
함문평
Jun 21. 2024
대방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뺑뺑이 추첨으로 성남중을 배정받았다.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학교라 설립자가 친일파라는 것을 할아버지는 알고 계셨다.
교복을
구입해 할머니가 숯볼다리미로 바지주름에 손이 벨정도로 칼날을 세워주셨다.
1974년 3월 4일 입학식을 하고 1학년 3반 교실로 갔다.
복도에 키 순서로 정렬해서 19번이
되었다. 교복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고 담배 피웠지? 하는 질문에 아닙니다 했더니 거짓말한다고 뺨을 때렸다.
정말 아피워요 했더니 슬리퍼로 때렸다.
억울해요 했더니
너 같은 놈은 수업받을 필요 없다고 교무실에 기서 담임 선생 책상 앞에 무릎 끓고 있으라고 했다.
하루 수입을 마치고 담임은 종아리
걷어하더니 죽도 망가진 대나무로 때렸다.
성남중고등학고는 검도부가 있어서 죽도 망가진 것이
전 과목 선생님 회초리 도구였다.
종아리에 멍이 들어 쩔뚝거리고 집에 오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놀라 왜 그래? 하셨다.
할아버지, 할머니 피운 담배 냄새가 교복에서 난다고 담배 피우냐는 물음에 아니라고 했더니 거짓말한다고 맞았어요 했다.
다음 날 할아버지는 한복을 두루마기까지 잘 차려입었다.
김구
선생보다 훤칠한 모습으로 교장실 문을 열었다.
교장이 놀라 어떻게 오셨냐? 물었다.
우리 장손이 1학년 3반 함문평이다. 내가 담배 하루
두 갑 내자가 하루 담배 한 갑을 피운다.
가정방문도 없이 교복서 담배
냄새 난다고 종아리 멍들게 패면 그게 선생이냐? 따졌다.
우리 손자 담임 불러 사과하고 차후 이런 일 없으면 이 학교 다니게 하고 아니면 원주중학으르 전학을 시킨다고 하셨다.
교장 선생은 담임을 교장실로 불러 할아버지께 사죄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시절 학교나 관공서 가면 모두 주눅이 들던 시절에도 할아버지는 상남자였다. 나도 할아버지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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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단편소설집 <백서> 발행 2021년 현대시선 57호 <부적>당선 <스토리문학 소설모임>동인 E-mail : mpham3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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