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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심해의 취미생활 Apr 16. 2019

그딴 괴소문이 왜 도는 거야 - 책 리뷰

사회학자 전상진의 음모론 분석 : 「음모론의 시대」

프리메이슨의 세계 지배, 세월호 인신공양설.

복잡한 세상을 간단히 설명한다.

“세상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아이들이 죽어나간 이유는...”


세상을 간단히 설명하는, 증명되지 않은 이론.

음모론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음모론 다.

간결하면서도 재밌음. 문체가 부러움.

1. 음모론은 왜 발생?


# 이유 없는 고통은 참기 어렵다.


사람은 일생 동안 고통을 겪는다.

감기, 암, 실직, 이별, 재난 등.

고통 그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원인을 모르는 고통은, 큰 문제가 된다.


실직했다고 치자. 아무런 이유를 못들었다면?

남들은 멀쩡히 일하는데 나만? 그때부터 미친다.

차라리 "너가 맘에 안들어”라는 설명을 들으면,

욕이라도 할 수 있다.


이유 없는, 원인 없는 고통은 최악의 고통이다.

단순 감기임에도 원인을 찾고 고민하는게 인간인걸.

잠수이별이 최악인 이유다.

왜 내가 힘들어야 하는지 이유라도 알려줘.


# 이유를 말해줘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근데 정부 등 책임기관이 설명을 제대로 못한다.

그때 음모론이 만들어진다.


몇백명의 아이가 바다에서 죽었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봤다.

납득할만한 설명을 못하네?

그때 누군가 설명한다.

“이런저런 이유 때문이래요.”

그럴싸하다. 아직 증명된 건 없지만.

적어도 정부의 설명보다는 나아보이는걸..


2. 음모론의 기능


# 고통을 이해하는 방법


과거에는 신의 이름으로 고통을 이해했다.


현대에는 자기계발 또는 음모론의 이름으로 고통을 이해한다.

고통의 원인을 ‘나’로 돌리는 자기계발

“내가 열심히 안해서 그래, 내 탓이지”

고통의 원인을 ‘남’으로 돌리는 음모론

“저 인간들만 아니면, 저 조직만 아니면”


지금의 고통을 납득할 수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음모론은 신경안정제의 역할을 한다.


# 분노 유발


음모론은 사람들의 분노를 촉발하고 동원한다.


히틀러는 독일의 문제가 유대인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문제가 이민자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와 다른 그들'에 대한 분노를 만들어냈다.

힘을 얻었고 세상을 바꾸고 있다.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음모론은 선악구도가 뚜렷하다.

고통받는 선한 우리, 고통을 주는 나쁜 그들.

그들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저 나쁜 놈의 말을 어떻게 믿냐?


3. 음모론은 언제 번성하나


# 불통과 무책임


누가봐도 개같은 일이 일어났다.

5년 전 세월호라는 배가 침몰했다.

고등학생들 수백명이 단체로 죽었다.


음모론이 많았다.

인신공양설, 최고책임자의 7시간, 유병언 사망 등등.

논리가 없는 설명들.

21세기 대한민국인데,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근데 왜 그랬을까?


누구도 명확히 설명 해주지 않았다.

재촉하지 말고 가만히 계세요. 곧 알려줄테니까.

누구도 명확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재촉하지 말고 가만히 계세요. 곧 책임자를 가려낼테니까.


그럴싸한 설명이 없다. 책임자도 없다.

근데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신이 노해서 배가 가라 앉았다고 이해하기는 힘들다.

음모론이 확산되기 좋은 환경이다.


# 소통의 중요성


소통의 중요성.

공자왈 맹자왈.

지겹다 지겨워.


그래도 중요하다.

연인 사이에 쌓이는 오해,

친구 사이에 쌓이는 오해,

가족 사이에 쌓이는 오해,

사람 사이에 쌓이는 모든 오해.

서로 이야기해야 풀릴 수 있다.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말일까.

세월호 참사 때 권한있는 누군가가

"문제의 원인은 A입니다. 제가 관리를 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이 네 문장만 제대로 말했었다면 달라졌을 거다.


4. 끄적거림


음모론에 본능적으로 끌리는 사람이 있을까?

경제학, 사회학이 음모론이랑 뭐가 다를까? 학문도 어차피 한계가 있을 터.

심심하니까 별 생각이 다 든다.

2년 뒤 복직하면, 이런 생각도 사치겠지.

이런 망상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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