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자가 질문의 힘을 말하다 - <최초의 질문>, 이정동
2000년대에 한국은 개량 기술을 넘어 자체 기술 단계에 진입했다. 선진국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과 제품 생산력을 갖춘 것이다. 반도체는 이미 오래전에 세계를 선도하는 단계에 들어섰고, 배터리, 자동차, 조선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2019년의 선박 설계도 수출 계약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1971년에 영국 회사의 설계 도면을 받아 처음으로 유조선이라는 것을 만들어 보겠다고 나서고 반세기 만에 설계도를 주는 단계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전세계에 이렇게 대형 선박 설계도를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안 된다
한국이 진정한 기술 선진국이 되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상대적 기술의 틀을 넘어 스스로 게임의 룰을 제시하며 '전세계에 새로운' 기술로 나아가야 한다.
이 절대적 기술의 단계에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답이 없고 질문과 시행착오만 가득하다.
2002년 당시 31세의 기업가 머스크가 단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1단 로켓을 다시 쓰면 어떨까?"
당시 로켓 발사에 관한 상식은 1단 로켓을 바다에 떨어트리고 회수해서 버리는 것이었다.
스페이스X의 질문도 진화했다. "위성을 싸게 올릴 수 있다면, 지구 궤도상에 수많은 위성을 뿌려서 오지까지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스타링크 사업의 기초가 된 질문이다.
각자 고유한 재능이 무엇인지 평생 언제든 시험해 볼 수 있는 교육과 학습의 기회가 풍부한 나라, 자신의 역량을 스케일업할 수 있게 국가적으로 공유하는 지식과 경험의 인프라가 든든한 나라, 과학자와 기업가로서 무모해 보이는 꿈이라도 두려움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나라, 실패했어도 다시 시도하는 재도전의 기회가 있는 나라,
그래서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꿈과 야망을 품고 시험하며 도전하는 분위기가 충만한 나라가 기술 선진국으로서 한국의 꿈이다.